기능의학 열풍이 뜨겁다. 전통의학의 한계를 절감한 의료 소비자들이 기능의학의 자연주의적인 접근법에 매료되고 있는 듯하다. 미국에서 발전된 기능의학은 자연 또는 인체 속에 존재하는 천연물질을 이용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다. 부작용만 없는 것이 아니라 치료효과 또한 전통의학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우수성을 보인다.
국내에서 소개되고 있는 기능의학은 자연의학의 한 종류로 현대 과학개념으로 재구성되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현재 소개되고 있는 영역은 주로 미국의 기능의학인데, 만성질환 대사성 질환 내지는 암성 질환에만 한정된 듯싶어 안타깝다.
비타민을 이용한 기능의학은 미국보다 캐나다에서 먼저 시작된 듯하다. 캐나다 기능의학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호퍼’라는 정신과의사다. 캐나다에서는 기능의학이란 용어보다는 ‘정분자의학(Orthomolecular medicine)’ 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이 명칭은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라이너스 폴링 박사가 명명한 것이다. 폴링 박사는 미국이나 캐나다 모두에서 영양요법을 대중화시킨 선각자로 평가받고 있다.
호퍼 박사에 의해 시작된 정분자의학은 캐나다에서는 주로 정신과 치료에 이용되며 시작됐다. 호퍼는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되지 않는 중증 정신과질환을 영양요법으로 치료했다. 특히나 조현병과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장애류의 정신질환은 비타민B3와 비타민C 등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주장하며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호퍼 박사는 근본적으로 유전만으로 발현되는 정신과 질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모든 정신질환은 뇌 속에서 다양한 영양소를 사용하며 이루어지는데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발생하면 특정경향의 정신불안정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므로 정신질환을 야기시키는 결핍된 영양소를 찾아 보충하면 어렵지 않게 정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호퍼는 다양한 난치성 정신질환의 치료사례 논문을 발표하며 자신의 가설을 입증했다.
호퍼의 주장은 단순하지만 실제 치료에서는 다양한 어려움이 생긴다. 사람마다 영양제가 누락되는 기정질환이 다르기에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근본치료과정이 병행돼야 한다. 그러므로 영양요법을 이용한 정신과 질환의 치료도 자연의학적으로 전문 지식이 있는 의료인의 손을 통해서만 치료법이 완성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인가? 미국의 기능의학은 정신의학 분야에 적용되는 비율이 낮고 대사성질환에 적용되는 비율이 높다. 기능의학이 이제 막 태동되는 한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인 현실이다.
정신적인 이상상태는 신체의 영양이상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은 정신의 병과 몸의 병을 따로 보지 않는 한의학적인 접근법과 같다. 한의학에서는 심신의학이라는 용어를 오래 전부터 사용하여 몸과 마음이 따로 이분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건강이 정신의 건강으로 연결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신적 치료도 역시 신체적 치료를 통해서 접근하는 통합적인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한의학을 이용한 자연요법을 통해 난치성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해왔다. 최근에는 기능의학적 영양요법을 한의학과 통합적으로 결합하니 호퍼의 보고대로 탁원한 치료효과를 재현할 수 있었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정신과 질환은 증가 추세에 있다. 우울증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앓는 감기와 같다고 표현을 할 정도다. 공황장애는 인기검색어가 되어 있고, 조현병은 시간이 멀다하고 뉴스에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신질환을 정신과약으로 진정시키는 것은 너무도 큰 부작용에 노출시키게 돼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기능의학의 <영양요법>과 한의학의 <천연물요법>은 부작용이 거의 없이 신체적 건강과 정신 건강을 모두 개선시키는 심신의학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라 가치가 크다. 자연의학으로 정신과치료를 하는 의사들이 더 늘어나길 바라며 환자들의 인식에도 전환이 있기를 기대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