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재구조화, 해답은 소통 강화

서울시, 대시민토론회·워크숍 등 접촉면 확대

입력 : 2019-08-25 오후 1:50:1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야심차게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두고 뜻밖에 여론 악화를 맞닦드린 서울시가 시민과의 소통 강화로 해법을 찾는다.
 
서울시는 지난 21~22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이대로 좋은가’ 연속토론회에 이틀 연속 참석했다. 토론회 내내 사업 자체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부터 추진과정에 투명성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거나 준공예상시점을 변경하라는 등 사업 추진주체 입장에서 듣기 불편한 얘기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이틀 연속 과장급이 토론자로 참석해 현안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해명하고 설명했으며, 실국장급과 실무공무원들이 토론회를 참관했다. 자체 주관 토론회도 아닌 시민단체 주관 토론회에 서울시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까닭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대시민 소통을 강화하고자 하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들어 주요 공약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급물살을 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서울시와 문화재청 등이 주도해 국제현상공모를 거쳐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22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졸속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행안부까지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의 여론 악화를 근거로 협의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당장 실시설계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남은만큼 당장 사업이 좌초되거나 백지화 혹은 연기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여론 악화는 사업의 추진 기반을 뒤흔들 수 있는 요소다. 시민들이 주도한 촛불혁명으로 탄력받아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시민단체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는다면 촌극이 따로 없다. 결국 서울시도 시민사회단체와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감대 확대에 나선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통을 강화하라는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시민과의 크고 작은 소통으로 접촉면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현재로서는 기존계획의 변경을 고려하지는 않는 상황으로 행안부와도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주관 토론회 참석은 시작일 뿐이다. 지난 22일 광화문시민위원회 시민소통분과 회의를 시작으로 27일 시민참여단 워크숍, 28일 시민위 문화예술분과 회의와 시민참여단 대상 역사·인문학 강좌 운영 등이 예정된 상태다. 특히, 시민참여단 워크숍은 시민참여단 170명 전원을 대상으로 이뤄져 그간 부족했던 의견수렴 과정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9~10월 중엔 서울시 주관으로 시민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대시민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와 관련, 논의기구인 광화문시민위원회가 출범한 작년 7월 이후 이달까지 모두 105차례의 소통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광화문시민위원회 전문가회의가 50차례, 시민참여단 12차례,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진행한 상임위원회가 7차례 열렸다. 지역주민 현장설명회가 28차례, 교통대책위원회 8차례 등이다.
 
서울시는 시민위원회가 소통·논의의 중심인데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민위원회가 기존 광화문포럼을 계승해 사회적 담론으로 의제화해 민과 관이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기구라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의견과 반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반대 기자회견을 한 시민단체들의 입장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서울시와 맥을 같이한다”며 “다양한 의견이 사업에 반영되고 찬성과 반대가 만나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시민위원회를 뜨거운 논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후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이대로 좋은가’ 연속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말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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