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최근 의견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당초 예견됐던 총파업 대신 추석 전 협상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27일까지 사측과 집중교섭을 갖고 타결되지 않으면 3차 중앙쟁위대책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13일 1차 쟁대위에서 20일까지 집중교섭을 하기로 했지만 2차 쟁대위에서 27일로 기간을 연장했다.
다만 사측이 지난 23일 첫 제시안을 내놓으면서 양측이 협상 타결을 모색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 일시금 25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권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방안을 제안했다. 노조의 요구안인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과는 거리가 있지만 당초 기본급 동결에서 진전된 내용이다.
노사 교섭 분위기도 한달 전과 비교해 누그러들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19일 제16차 교섭에서 노조는 사측이 일괄제시안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히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하부영 노조지부장은 “회사가 일괄 제시를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결렬을 선언하겠다”고 했으며, 하언태 부사장도 “실무적인 교섭이 더 필요한데 노조가 2회독을 마치면 일괄제시 요구하고 결렬 선언, 파업으로 가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가 최근 의견 접근을 이뤄가고 있다. 20일 제2차 쟁대위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그러나 지난 23일 20차 교섭에서 하 지부장은 사측 제시안에 대해 “대내외적인 상황 속에서 사측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면서 “다만 다음 교섭에서 추가로 안을 제시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최근 노사 간 대화 모드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 리스트 배제에 따른 위기감이 양측 모두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지난달 말 조합원 쟁위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면서 파업 수순을 밟으려했지만 비상 상황을 감안해 교섭을 선택했다. 또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여론의 악화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언태 부사장도 최근 교섭에서 “노사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야 한다. 일본보다 경쟁력이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노사는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임금체계 개편안에도 의견 접근을 이뤄가고 있다. 사측은 최저시급 위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재 두 달에 한 번 지급하던 상여금 600%를 매월 통상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내부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 관계자는 “27일까지 핵심 쟁점사안을 최대한 정리하면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하지만 사측이 납득할만한 추가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파업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