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 판매 ‘반토막’…BMW 완연한 '회복세'(종합)

8월 일본차 점유율 7.7%까지 추락…아우디·폭스바겐 실적회복 총력

입력 : 2019-09-04 오후 4:06:1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일 경제전쟁으로 인한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면, BMW는 1년여만에 월 판매 4000대에 복귀했으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에 놓였던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실적 회복에 나섰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8월 일본 브랜드의 판매실적은 1398대로 집계됐다. 올해 6월 3946대, 7월 2674대와 비교하면 각각 64.6%, 47.7% 감소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렉서스는 603대, 토요타는 542대로 전월 대비 38.6%, 37.3% 줄었다. 혼다는 138대, 닛산은 58대로 70.5%, 74.6% 하락하면서 감소 폭이 훨씬 컸다. 
 
올 상반기 일본차는 하이브리드 인기열풍에 힘입어 2만3482대로 점유율 21.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점유율 15.2%에 비해 5.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일본차의 8월 점유율은 7.7%에 그쳤다. 
 
 
이는 불매운동 여파로 풀이된다. 일본정부는 6월 말 일부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 방침을 밝혔고 7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반일감정으로 인한 불매운동이 8월달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본차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올 상반기 일본차가 하이브리드 기술의 장점을 내세워 호실적을 기록했다”면서 “당분간 정치적인 이슈로 촉발된 국민감정으로 인해 인해 일본차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8월 6740대를 판매해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점유율은 37.19%에 달했다.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벤츠 ‘E 300’은 8월 누적 기준 1만688대로 수입차 모델 중 유일하게 1만대를 돌파했다. 벤츠 ‘E 300 4MATIC’은 7655대로 2위에 올랐으며, 올해 누적 기준 7~10위도 ‘E 220 d 4MATIC’, ‘C 220 d’ 등 벤츠가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벤츠는 8월에도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벤츠 E 200 모습. 사진/벤츠코리아
 
BMW는 올해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 실적은 4291대로 점유율 23.68%를 기록했다. BMW가 월간 판매 4000대를 넘은 것은 지난해 6월 4196대 이후 14개월만이다. BMW는 지난해 하반기 화재사고 여파로 판매가 급감했다고 올해 3월 2999대를 판매한 후 4월부터 3000대 이상의 실적을 보였고 8월에는 4000대선을 회복했다.  
 
올 상반기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에 놓였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본격적인 판매재개에 나섰다. 두 업체는 환경규제 지연으로 인한 물량부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아우디는 4~5월 연속 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선 폭스바겐은 8월 587대로 전월보다 7.9% 증가했다. ‘아테온 2.0 TDI’는 587대로 베스트셀링카 4위에 올랐다.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906대로 전년 동기(8715대) 대비 66.7% 감소했지만 이달 2020년형 ‘티구안’ 사전계약을 실시하고 11월 신형 ‘투아렉’을 선보이는 등 SUV 중심의 신차 출시로 판매량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9일 미디어 행사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아우디는 7월 2대에서 8월 205대로 증가했다. 아우디는 지난달 말 ‘더 뉴 A5 45 TFSI 콰트로’를 출시했고, 최근 ‘Q7 45 TFSI 콰트로’의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연내 ‘A3’, ‘A6’ 모델도 출시된다면 상반기 극심한 부진에서 탈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볼보와 지프, MINI 등은 연간 판매 1만대 돌파 가능성도 엿보인다. 8월까지 누적판매 실적을 보면 볼보(6978대), MINI(6407대), 지프(6166대) 등이 6000대를 넘었다. 특히 볼보는 세단 ‘S60’ 출시를 통해 기존 중형 SUV ‘XC60’, ‘신형 크로스컨트리(V60)’과 함께 ‘60 클러스터’ 라인업을 구축해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8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1만8122대로 전월(1만9453대)보다 6.8%, 전년 동월(1만206대) 대비 5.6% 감소했다. 8월까지 누적대수는 14만6889대로 전년 동기(17만9833대)보다 18.3%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해 수입차 수요를 일정 부분 가져왔다”면서 “하반기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의 부진이 지속되면 지난해보다 수입차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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