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3월21일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8세대 신형 ‘쏘나타(DN8)’를 시승한 적이 있다. 당시 신형 쏘나타는 출시 전부터 빌트인 캠, 전자식 변속버튼은 물론 쏘나타 최초로 보스(Bose) 사운드 탑재 등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후측방 모니터’(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후측 영상이 표시)기능은 당시 기아자동차 ‘K9’ 등 고급 세단에만 적용됐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준대형 세단 ‘그랜저’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6개월만에 다시 타 본 신형 쏘나타. 사진/김재홍 기자
6개월 전 시승행사에서 신형 쏘나타의 파격적인 디자인과 각종 기능들은 만족스러웠다. 기존에 시승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한국지엠 ‘말리부’와 같은 경쟁 차종에 비해 기능적인 면에서는 앞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쏘나타는 신형 출시 이후 베스트셀링카 지위에 오르면서 과거 ‘국민차’의 위용을 되찾아나가고 있다.
다만, 시승 당시 풍절음, 엔진음 등 소음이 너무 커서 다양한 장점이 희석됐다는 느낌을 받았고 동료 기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소음 문제가 대두되자 현대차에서는 “소음 등 감성품질을 보완하겠다”면서 고객인도 전 정밀점검을 단행하기도 했다.
리어 램프 점등 시 일자로 이어진 라인이 눈에 띈다. 사진/김재홍 기자
약 6개월이 지난 이달 13~14일, 서울에서 강원도 정동진, 동해시 부근 등 약 565km를 주행했다. 롯데렌터카에서 렌트했으며, 트림은 ‘프리미엄’ 이었다. 통상적으로 시승행사에서는 해당 모델의 최상위 트림에 풀옵션이 구비된 차량을 타지만, 렌터카에다가 낮은 트림이다보니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 보스 사운드 시스템, 빌트인 캠, 후측방 모니터,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의 기능은 빠졌는데, 이를 감안하고 시승했다.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은 확실히 실험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쏘나타 DN8은 기존 무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SM6나 말리부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신형 쏘나타의 특징 중 하나인 버튼식 기어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라이트를 점등시켰을 때 역시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라인이 돋보였다. 특히 리어램프의 일자형 디자인은 빨강색 라이트가 점등됐을 때 개성이 뚜렷했고 그 밑에 ‘SONATA’라는 레터링이 없어도 해당 차량이 쏘나타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차량에 탑승했을 때 앞좌석 공간감이 확연히 넓었다.
우선 중형 세단에서는 보기 힘든 전자식 변속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뭉특한 기어노브로 변속을 하는 즐거움은 사라졌지만 버튼식 기어는 변속할 때마다 새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금속재질의 버튼에서 미래 하이테크 이미지가 연상됐다.
카멜 투톤 인테리어 색상 구성이나 전반적인 디자인, 무드램프 등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시트 색상은 검정 계열의 칙칙한 느낌에서 산뜻한 느낌을 줬다.
신형 쏘나타의 옆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10.25인치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봤는데 큰 화면에 정보가 시인성 좋게 표현돼 만족감이 들었다. 시스템이 크다보니 내비게이션 주행 경로, 라디오 주파수 등등 3분할 화면 활용도 가능했다. 정차된 상태에서 전방 차량이 출발하면 계기판 중앙에서 ‘전방 차량 출발 알림’이 표시됐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신형 쏘나타는 스마트스트림 G2.0에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며, 최고출력은 160ps, 최대토크는 20.0kg·m이다. 과거 렌터카나 ‘쏘카’ 등 카셰어링 업체의 차량을 이용할 때와 비슷하게 스티어링 휠이 매우 가벼웠다. 제동 성능은 아주 미세하게 밀린다는 느낌이었지만 금방 적응됐다.
신형 쏘나타의 내부 모습. 생각보다 공간이 넓게 느껴졌다. 사진/김재홍 기자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가속이 생각보다 늦었다. 또한 시속 50km 구간부터 소음이 들렸고 가속을 위해 악셀을 밟으면 순간적으로 RPM이 치솟으면서 소음이 커졌다. 시속 60~100km 구간에서는 가속이 늦고 소음이 커졌는데 오히려 100km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 상대적으로 안정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교통 상황이나 흐름에 따라 가속 성능이 필요한때가 있는데, 확실히 가속 성능과 소음 부분은 아쉬웠다. 가속에 대한 답답함, 소음에 대한 아쉬움이 시승 내내 이어졌다. 언덕 구간에서도 약간 힘이 딸려 패들 쉬프트를 활용했는데, 크게 나아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정동진 방향으로 주행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물론 6개월 전 시승할 때는 풍절음이나 엔진음이 의외로 커서 보스 사운드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것과 비교했을 때는 이번 시승에서는 소음이 작았다. 다만 기존 다른 차량을 시승할때보다는 크게 느껴졌다. 쏘나타에는 △CUSTOM △ECO △COMPORT △SPORT △SMART의 5가지 주행 모드가 있는데 고속에서는 SPORT나 SMART에서 상대적으로 작게 들렸다.
시승 시기가 연휴 기간이다보니 고속도로에서도 정체되는 구간이 매우 많았다. 현대차, 기아차의 내비게이션은 원활할때는 주행루트가 연두색 계열, 막힐때는 빨강색 계열로 표시되는데, 빨강색으로 나타나는 구간이 평소보다 빈도가 높았다. 그런 이유로 신형 쏘나타의 공인연비는 13km/l이지만 시승에서는 12.2km/l로 다소 낮게 나왔다.
연휴 기간 정체구간이 많아 연비는 다소 낮게 나왔다. 사진/김재홍 기자
내비 및 공조시스템 모습. 10.25인치 큰 화면이라 시원한 인상을 받았다. 사진/김재홍 기자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내비 화면이 크다보니 주차할 때 좀 더 큰 화면을 보면서 안전하게 할 수 있었다.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시험해 봤는데, 차선을 이탈하면 알림음이 울렸고 차선 가운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스티어링 휠 개입이 있었다.
간혹 시승할 때 시트 통풍이나 스티어링 휠 열선 등 기능이 없는 모델이 있다. 그러나 신형 쏘나타는 듀얼 풀오토 에어컨 시스템이 있어 열선, 통풍 및 바람 세기, 풍향 등을 쉽게 설정할 수 있었다.
신형 쏘나타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월 평균 1만대 가까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그랜저 등 준대형 세단이나 소형 및 중형 SUV에 밀리면서 침체됐던 중형 세단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다양한 장점이 있고 경쟁 업체 중형 세단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있다고 판단됐지만 이번 시승 시 가장 중점을 뒀던 소음 부분에서 큰 개선을 체감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김재홍 기자
헤드 램프 점등 시 이와 같은 라인이 나온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