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강북권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GS건설이 칼을 빼들었다. 재개발 사업의 입찰 마감 전에 사업지에 적용할 설계안과 단지명을 공개한 것이다. 시공능령평가 2, 3위인 현대건설, 대림산업과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기선제압에 나섰다.
16일 GS건설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틀 뒤 한남3구역 입찰에 제출할 설계안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외관 디자인을 맡은 어반에이전시와 조경 설계를 담당하는 SWA, 단지 내 상업시설을 디자인하는 텐디자인 대표도 참석해 설계 내용을 설명했다. GS건설이 공개한 단지명은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다.
16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 기자 간담회에서 GS건설 관계자가 한남3구역에 적용할 설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GS건설은 이 자리에서 기존 건축물에만 초점을 맞췄던 아파트 단지와 달리 한남3구역에서는 한강과 남산 조망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기술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각 세대의 조망권을 분석하고 최적의 단지 배치를 고안해 한강과 남산 조망이 가능한 세대수를 최대한 늘렸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시설인 ‘자이안센터’에도 힘을 쏟았다. 단지 내 여러 곳에 흩어진 시설을 통합한 ‘리조트형 통합 커뮤니티’ 개념을 도입해 입주민의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회사가 확보한 빅데이터를 토대로 기존 커뮤니티 시설의 단점으로 꼽혔던 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 투시도. 이미지/GS건설
기부채납으로 제공하는 시설도 설계에 공을 들였다. 한강이 보이는 어린이 공원을 조성하는 등 디자인 역량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기부채납 시설 설계에 공을 들여 주변 지역에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GS건설의 이번 설계 공개에 관해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수주에 힘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입찰 마감 전 설계안과 단지명을 일반에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실제 GS건설은 이곳에 3년 동안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가 이처럼 한남3구역에 주목하는 데는 GS건설뿐만 아니라 각 건설사가 눈독들일 만큼 수주할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예상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할 정도로 사업 규모가 커 대형 사업의 시공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부촌이면서도 한강변인 한남동에 깃발을 꽂았다는 상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곳을 수주해 안정적으로 시공할 경우 인근에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한남2·4·5 구역의 시공권 확보에도 유리할 수 있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에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때문에 현대건설과 대림산업도 각각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와 ‘아크로’를 앞세워 수주전을 예고한 상태다. 사업지 현장에선 서로를 비방하는 유인물이 나도는 등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