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상승세를 타던 GS건설이 올들어 주춤하다. 3연임째 순항하던 임병용 사장은 지난해 정점을 찍은 역기저 효과로 올해 난관을 만났다. 주택 시장 침체로 인한 업종 불황이 본격화 됨에 따라 임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번 위기만 극복하면 4연임도 무리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어느 때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임 사장에게 교차된다.
지난해까지 임 사장의 두드러지는 성과에 GS건설이 올해도 1조 클럽의 자리를 지켜낼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GS건설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채 못 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000억원을 웃돌았다. 하반기에 영업이익을 바짝 올리지 못하면 1조 클럽에서 물러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외 사업 환경이 낙관적이지 않다. GS건설이 상반기 분양한 물량은 6539가구로 올해 목표 2만8837가구의 22.7% 수준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강화, 정부 부동산 규제 등으로 상반기 중 분양할 계획이던 단지 다수가 하반기로 밀려났다. 지연된 물량도 연내 내놓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시장 변동이 심해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해외 성적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해외 신규수주 규모는 4500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13%에 불과하다. 회사는 2013년 저가수주에 따른 손실 이후 해외 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수주 결과를 기다리는 사업이 있어 하반기 해외 성적은 좀 더 지켜볼 상황이다.
주택 부문의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가 주택 시장 규제를 강화하면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나 내년 등 단기적으로는 수주잔고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주택 사업 타격이 불가피하다. 회사의 매출 절반 이상이 건축·주택에서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국내 주택 이외 다른 분야에도 투자를 늘리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커진다.
어려운 환경에도 임 사장이 쌓은 업적이 기대감을 붙들게 한다. 임 사장은 대표이사직 부임 이후 GS건설을 정상화시키고 회사 성적도 끌어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진입에 이어 올해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한단계 높였다.
임 사장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GS건설을 4위에 올려놓았다. GS건설이 지난 2012년 4위에 올랐다가 밀려난 지 7년만에 자리를 탈환했다. 적자에 허덕이며 6위까지 내려간 2013년부터 한동안 5위와 6위를 맴돌다가 3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0년 GS건설은 시공능력평가 3위까지 오른 바 있다. 시공능력평가는 업계에서 소위 5대 건설사, 10대 건설사 등을 나누는 기준으로 매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GS건설
임 사장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임 사장은 지난해 GS건설의 영업이익을 1조65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GS건설 창사 이래 최초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직전년도인 2017년 3190억원에서 약 3.3배 높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적자에서 흑자전환해 8350억원을 기록했다.
1조 클럽 진입은 GS건설이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털어내고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더 부각된다. 임 사장은 2013년 6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는데 당시 GS건설은 1분기에만 54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임 사장은 구원투수로 투입된 셈인데 2014년 영업이익을 흑자전환하며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회사를 정상화시킬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를 낸 셈이다.
임 사장이 이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해외 현장을 찾는 적극성과 GS건설을 주택 사업 위주로 변화시킨 도전의 결실이었다. 임 사장은 대규모 손실 원인으로 꼽힌 중동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리스크 관리에 힘썼다. 여름 휴가 때도 해외를 방문하며 사업 관리에 힘을 쏟았다.
회사의 체질도 바꿔놓았다. 수익성이 높은 주택 사업 비중을 늘린 것이다. 실제 GS건설의 매출 비율 중 건축·주택 부문은 2017년부터 절반을 넘고 있다. 그 전에는 50%를 넘은 적이 없었다. 지금은 주택 사업이 불황에 직면해 임 사장이 사업 자체 경쟁력을 높여 정면돌파를 할지 사업 다각화로 변화를 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뉴시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GS건설 본사. 사진/GS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