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내수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한국지엠이 일단 한 숨 돌리게 됐다. 이른바 '구원투수'로 투입한 수입차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사전계약 대수는 각각 1000대 이상 수준으로 파악됐다. 콜로라도는 이달 말부터 트래버스는 다음 달 중순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9월까지 한국지엠 내수 판매량은 5만3934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출시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미국 인기 차종으로 한국지엠이 내수 시장 반등을 위해 꺼낸 비장의 카드다.
한국지엠 쉐보레가 지난 9월 출시한 대형 SUV '트래버스'. 사진/한국지엠
최근 국내 시장에서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칸'과 대형 SUV들이 인기를 끌면서 전략적으로 투입했는데 업계에서는 400~5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예상했다. 하지만 2배 이상의 사전계약 성과를 거두며 한국지엠은 미소를 짓게 됐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미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모델이다. 이 때문에 물량 확보도 관건인데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노조와 임금과 단체협약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 지엠 노조가 지난 9월 파업에 나서면서 31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7일(현지시간) 노사가 합의에 이르면서 이 문제도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종 타결 여부는 노조 찬반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한국지엠 쉐보레가 지난 8월 출시한 픽업트럭 '콜로라도'. 사진은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시험하는 장면. 사진/김지영 기자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 판매 물량은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GM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내년 수입 물량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는데 시름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두 모델의 경쟁 차종으로 언급되는 포드의 신형 익스플로러가 오는 11월 국내 상륙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은 나온다.
이번에 출시되는 6세대 익스플로러는 9년 만에 나오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지난달 중순 시작한 사전계약을 시작했는데 한 달여 만에 1000대 이상의 계약을 성사했다.
신형 익스플로러의 가격은 5990만원으로 콜로라도는 이보다 1000~2000만원 트래버스는 500만~1500만원 더 저렴하다. 일단 가격 경쟁력은 뛰어난 셈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익스플로러는 직접적인 경쟁 차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