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에 결국 대기업의 깜짝 참여는 없었다. 예상대로 제주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 KCGI가 본입찰에 참여했다.
7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금호산업에 따르면 제주항공-스톤브릿지캐피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KCGI-뱅커스트릿 3개 컨소시엄은 본입찰 참여를 위해 이날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에 입찰서를 냈다.
깜짝 등장 가능성이 제기됐던 대기업 SK, 한화, GS는 결국 나서지 않았다. 사모펀드 KCGI도 참여했지만 전략적투자자(SI)를 구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애경이 아닌 애경이 운영하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주체로 본입찰에 참여했단 것이다. 제주항공은 애경에 비해 신용도나 보유현금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도 더 크게 낼 수 있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본입찰이 7일 진행된 가운데 제주항공, HDC현대산업개발, KCGI 컨소시엄이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에 이날 입찰서를 냈다. 그래픽/표영주
이날 제주항공은 본입찰 참여 사실을 알리며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한 실사를 통해 아시아나 인수 시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극대화와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구상을 이미 구체적으로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예상대로 본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매각 주간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의 가장 큰 강점은 막강한 자금력이다. 올해 6월말 기준 현대산업개발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1조1772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4542억원을 더하면 약 1조6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손을 잡은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도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이다.
아시아나의 인수가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로 예상된다. 최대주주 금호산업이 보유한 주식 4000억원에 인수를 하려는 새 주인은 주식을 새로 발행해야 하는데 최소 8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물을 가져가기 위한 이른바 '웃돈'까지 더하면 이 같은 계산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3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사진/뉴시스
금호산업은 향후 최종 입찰 안내서 제한 요건 충족 여부와 국토교통부 인수 적격성 심사를 거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는 약 1~2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12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치면 매각이 마무리된다.
만약 연내 매각에 실패하면 주도권은 산업은행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앞서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수혈하며 '처분 대리권'을 명시한 특별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채권단은 금호산업 보유 주식을 대신 처분할 수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1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변동될 수 있다"며 "금호산업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해 매각을 종료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