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스펙트럼장애 오진·늦장 진단, 조기치료 방해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9-11-15 오전 6:00:00
얼마 전 치료를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아동은 어릴 적 병원에서 자폐증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의 부모는 자폐가 아니라 유사자폐일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듣고 안심했다. 그래서 단지 말이 늦은 아이라고 생각해 언어 치료만 받으며 긴 시간을 보냈다. 언어치료를 받으면서 늦었지만 언어발달 자체는 무난하게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사회성 발달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문제행동이 점점 증가하자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병원으로부터 자폐스펙트럼장애 2급으로 장애 진단을 받게 되었다. 부모는 황당해하며 어릴 적 유사자폐라 진단했던 소아과 의사를 원망했다고 했다. 당시 의사가 정확하게 유사자폐라는 진단명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존재하지도 않고 사용할 수도 없는 병명이기 때문이다. 아마 자폐라는 진단을 내리기엔 부족하니 부모에게 유사자폐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최근에는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유사자폐란 병명으로 자신의 아이상태를 설명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러한 병명의 사용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특수 현상이다. 아마도 자폐라는 진단명에 대한 부모들의 심한 거부감을 무마하기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간에 유사자폐라는 병명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오진이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심하게 되고 치료를 받다가도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유사자폐란 병명은 사용될 수 없는 병명이다. 유사자폐란 병명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그냥 경증의 자페스펙트럼장애라고 이해하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잘못된 병명으로 오진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유사자폐 외에도 발달지연, 미디어 증후군, 반응성애착장애, 단순 언어지연 등이 가장 흔하게 오진된 진단명으로 사용된다. 심지어는 우울장애라고 오진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아이가 지나치게 감각추구만 하며 감정기복이 크고 분노 발작을 반복하자 우울장애 현상이라고 이해한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고 임상적으로 훈련된 의사가 적다보니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진단을 꺼려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오진의 결과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게 된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인 조기치료를 기피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는 치료적 계획이나 아이들의 전망을 망치는 전형적인 오진인 것이다.
 
조기치료를 방해하는 것은 오진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늦은 진단 또한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들이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의심된다고 해도 만 3세 이전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로 확진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만 3세 전후의 아이들에게는 자폐증을 확진하기보다는 발달지연이라는 진단을 선호하게 된다. 그리고 추후 관찰을 통해 재진단을 할 것을 권유한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보호자는 자신의 아이가 자폐가 아니라는 기분 좋은 오해를 하게 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당연하게 좋아질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들어 대학병원 주로는 국립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하여 ADOS 진단 체계를 도입 하며 36개월 이전이라도 적극적으로 자폐를 진단하는 경향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전국적인 차원에서 보면 아직 일부의 대학에서만 실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대부분은 대형 대학병원 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기진단 시스템이 정확하게 자리잡지 못해 환자들의 혼선에 부채질하고 있는 현실이다.
 
오진과 늦장진단을 피하고 조기진단을 내려야만 조기개입과 조기치료가 가능해진다. 그러자면 ADOS 진단시스템을 갖춘 대학병원이나 발장장애 전문 의원을 찾아 조기진단을 받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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