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테슬라가 보급형 세단인 ‘모델 3’를 내세우면서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프라 확충 등 해결 과제도 남았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8월 모델 3를 국내 출시했으며, 지난 22일 대규모 고객 인도 행사를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3개 트림이 공개됐으며, 가격은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5369만원 △롱 레인지 6369만원 △퍼포먼스 7369만원부터 시작된다.
모델 3의 모든 트림은 전기자동차 보조금 대상이다. 최저 1350만원부터 최대 1900만원의 국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3000만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롱 레인지 트림이 446km이며, 퍼포먼스 415km,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352km다.
테슬라가 모델 3를 앞세워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테슬라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차 ‘코나 EV’ 406km, 기아차 ‘니로 EV’ 385km 보다 멀리 갈 수 있다. 중앙의 15인치 터치스크린에서 모든 기능에 액세스 할 수 있으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설치할 수 있다.
테슬라는 2017년 스포츠 세단 모델 S를 국내 론칭했고 지난해 8월에는 모델 X를 선보였다. 다만 모델 S는 1억860만원, 모델 X는 1억1540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돼 고객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테슬라 관계자는 “모델 S와 모델 X는 프리미엄 모델이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았다”면서 “모델 3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춰 판매량을 늘려나간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모델 3로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 추진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우선 충전 인프라가 거론된다. 테슬라는 독자적인 충전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전기충전소에서 이용하려면 어탭터가 필요하다.
지난 22일 테슬라가 진행한 대규모 고객 인도 행사 중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테슬라
현재 수퍼차저 스테이션 24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내 인천, 부산 등 8곳을 초기 오픈해 32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테슬라 라인업의 판매가 증가하면 고객들이 인프라 부족을 체감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모델 3의 첫 사전계약은 3년 전인 2016년에 시작됐지만 국내에는 최근 인도가 됐다는 점을 들어 고객인도 지연 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2일 고객 인도 행사에서도 일부 고객들은 단차, 스크래치 등을 이유로 인수를 거부해 해당 차량은 수리를 위해 서비스 센터에 입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점도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 순수전기차 ‘EQC 400 4 MATIC’을 선보였다. 포르쉐는 내년 전기차 스포츠카 ‘타이칸’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델 3 등 테슬라 차량들이 고객 인도 행사를 앞두고 주차된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최영석 선문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테슬라가 국내 고객과의 소통에 미흡했다”면서 “테슬라에 관심있는 고객들은 얼리어탭터 등 미래차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고객 불만이 쌓인다면 향후 테슬라의 성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전기차 분야에서 테슬라가 혁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본 챈(Yvonne Chan) 테슬라 컨트리디렉터는 “현재 테슬라 미국 공장의 주당 생산규모는 7000대 정도로 물량 공급에 이상이 없다”면서 “전기충전 등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