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비디오가 공급되던 밸류체인이 무너지고 미디어 소비가 스낵화 되면서 미디어 생태계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떻게 살아남고 성공할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계의 생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ComeUp) 2019’ 엔터테인먼트 세션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새 환경 적응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편 뉴미디어에 적합한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 개발을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ComeUp 2019' 오프닝 패널토크에서 패널들이 스타트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먼저 기조연설을 맡은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전무는 ‘10년 뒤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주제로 자사의 핑크퐁 사례를 통해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 전무는 “스마트스터디는 과거 아이폰이 나오면서 아이폰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어졌다”며 “동시에 작은 화면에서 보는 영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전무는 "인터넷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며 핑크퐁 ‘아기상어’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아기상어 영상이 처음 나왔을 때 이렇게까지 성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국내에서 동요로 유명한 핑크퐁의 아기상어는 해외에선 전국민적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기상어는 유튜브 가장 많이 본 영상 5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구글 트렌드에서 최고의 노래로 뽑혔다”며 “캐릭터 인지도에서도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나 겨울왕국 ‘엘사’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무는 캐릭터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을 아기상어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동요들은 귀여운 동물이 주인공이었지만 어린 남자아이들은 상어, 공룡, 사자 등 강한 동물을 더 좋아한다”며 “우리는 이점에 주목했고 주시청층인 3~5세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1분30초라는 짧은 시간동안 역동적이고 강렬한 영상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의 기조연설 후에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와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우리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방송사의 권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유튜브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사람들이 TV 앞에서 본방사수를 할 필요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왓챠는 8년간 콘텐츠 시장에서 많은 데이터를 쌓아왔고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있어 전문가에게 맡기기 보단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필성 샌드박스 대표는 “2015년 샌드박스를 창업할 때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성세대도 유튜브를 이용하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 그 변화가 더욱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샌드박스도 변화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에 공감한다”고 부연했다.
'ComeUp 2019' 오프닝 패널토크에서 패널들이 스타트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기술개발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성준 어메이즈VR 대표는 “VR과 기존 컨텐츠의 가장 큰 차이는 프레임에 있다”며 “기존 콘텐츠는 네모난 프레임에서 전달되는 스토리고 VR은 공간자체를 통해 스토리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후년부터는 VR 기기를 통한 개인화된 디스플레이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류정혜 카카오페이지 CMO는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류 CMO는 “카카오페이지는 처음 사업 시작부터 소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소설을 통한 원천 스토리가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로 나와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했고 현재 최고의 콘텐츠 플랫폼사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