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많아 구조조정 면한 기업들

베이비부머 세대 자연감소분 증가…"경기 나빠도 감원 없다"

입력 : 2019-12-09 오전 11:31:4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경쟁 심화, 경기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자가 많은 자연감소분에 기대 간신히 구조조정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예년엔 20명 정도 신입 공채를 뽑았는데 올해는 50명 정도 될 것 같다라며 사업이 크게 확장하거나 하는 게 아니고 베이비부머세대 퇴직자가 많아서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건강기능식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양호하지만 경쟁사가 늘어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인력을 마냥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신 자연감소분이 많아 신규 인력을 늘려도 탄력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레이트 CJ’ 비전으로 2020년 매출 100조원 목표를 잡았던 CJ그룹은 사실상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계열사가 인력도 늘리고 M&A 투자도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성장전략을 폈지만 글로벌 성장 둔화 등 경기 부진 역풍을 맞은 부담이 있다. CJ 고위 관계자는 내년 사업전략을 꾸린 현 시점에서 사실상 내실에 초점이 맞춰졌다라며 실적이 크게 나쁘진 않지만 목표를 너무 높이 잡았다가 지출이 커진 부분이 있다. 내년엔 부실을 줄이고 효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CJ그룹은 인력 절반을 줄일 계획이다. 그룹 인원이 각 계열사로 배치된다. 이에 계열사는 불가피하게 인력이 늘어나지만 희망퇴직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역시 자연감소분이 완충재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CJ는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내주 안에 그룹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년보다 인사가 늦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변종 대마를 밀반입한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CJ E&M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의 투표 조작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바, 인사 변동 요소가 많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최근 인력 충원 문제로 노사 분규를 겪고 있는 현대차도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등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하지만 퇴직자 등 자연감소분으로 인력을 조정해 인위적 감원은 피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베이비부머는 1946년부터 1965년까지 베이비붐이 일어난 세대로 근래 본격적인 은퇴시기를 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중 대체일자리가 3168000여개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것이 나타났다. 임금근로 일자리는 기업체(사업체)에서 현물 또는 현금을 대가로 상품생산이나 서비스 활동을 하는 근로자(인적단위)가 점유한 고용위치이며, 대체일자리는 당 분기에 기업체에서 퇴직했거나 타 기업체로 이직이 발생해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다. 퇴직자가 늘어난 게 수치로 확인된다.
 
정년 은퇴자가 늘면서 이들을 신규 일자리로 흡수하는 과제는 인구 고령화 문제와 연결된다. 문재인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려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포용 성장 정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한 취업준비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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