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나선 여행업계…자유여행 플랫폼 개발에 집중

하나투어·노랑풍선, 여행시장 변화 맞춰 몸집 줄이고 예약시스템 개선

입력 : 2019-12-09 오후 2:58:4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여행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패키지여행 위주이던 판매 방식을 자유여행 위주로 바꾸는가 하면 수익이 나지 않는 계열사와 지점들은 정리하고 있다. 여행 트렌드의 중심이 패키지에서 자유여행으로 바뀌고 있는 데다, 소비심리 위축과 국내외 정치적 불안으로 해외여행 수요까지 줄어들자 여행사들도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대형 여행사 3사의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업체별로 하나투어가 38.1%,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이 각각 29.5%, 12.4% 하락했다. 반면 여행 3사의 항공권 판매량은 하나투어와 노랑풍선이 각각 1.8%, 0.4%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으며, 모두투어는 오히려 15.9% 증가했다.

이렇듯 해외여행 상품과 항공권 판매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해외여행객들이 패키지여행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10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했다. 지난 6년간 평균 성장률(13.1%)에 비해 성장세가 줄었지만 출국자 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함께 일본불매운동 홍콩 시위 등으로 해외여행 심리가 줄어든 상태지만 여행객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아니다"며 "실적회복을 위해 여행객들의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상품출시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나투어와 노랑풍선은 자유여행 트렌드에 맞춘 시스템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하나투어는 내년 2월에 차세대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이를 위해 이달 1일 글로벌MD 152명을 선발하는 인사발령을 진행했으며, 약 4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의 차세대 플렛폼은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온라인 여행 대행사(OTA, Online Travel Agencies)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항공권이나 호텔 등 각 상품들을 일괄적인 패키지 형식과 다르게 소비자들이 원하는 형태에 맞춰 예약할 수 있도록 세분화한 것이다.

노랑풍선도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OTA 플랫폼 구축 개발 계획’을 수립 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의 패키지 형식과는 다르게 사용자가 원하는 항공, 호텔, 액티비티 등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별적으로 조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여행업계가 기존 패키지 중심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자유여행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뉴시스

불황에 맞춰 경영 효율화를 위한 몸집 줄이기도 진행 중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3분기 자회사 하나투어투자운용을 매각했다. 부동산관련 상품을 기획해 부동산투자회사(리츠)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부동산관련 사업을 진행하던 이 회사는 2015년 회사 설립 후 수익을 내지 못했고, 하나투어는 최근 이 회사를 50억원에 매각했다.

노랑풍선도 오프라인 예약 비중의 감소에 따라 대구, 부산 등 지방지점을 폐점하거나 운영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매년 두 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하던 출국자 수가 올해 들어 소폭 증가하거나 전년 대비 하락하는 등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둔화됐다”며 “여행사들도 여행시장 변화에 발맞춰 조직구조를 변경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위기 극복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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