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동부건설이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 동반 부실화 등 짐을 벗고 본업에 집중, 투명화·내실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CJ헬스케어 역시 매각 후 실적은 개선됐으나 또다른 기업집단에 속해 오너리스크에 노출된 게 대조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두산건설, 대우건설 등 회생채권자로부터 출자전환한 데 성공한 결과다. 지난 3분기에도 실적이 증가하는 등 매각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입증하고 있다.
2018년 4월 CJ를 떠나 한국콜마 자회사가 된 CJ헬스케어도 국내 제30호 신약 케이캡을 출시하며 실적은 상승세다. 하지만 총수 개인이 대주주인 한국콜마홀딩스 기업집단에 속해 과거 CJ 그룹 때와 마찬가지로 오너리스크가 있다.
모회사인 한국콜마는 지난 3분기 실적 부진이 뚜렷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극우 성향 유튜브 영상을 직원회의에서 튼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화장품 고객사 마케팅이 위축되는 등 그 불매운동 여파가 B2B(기업간 거래)기업인 한국콜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자회사인 CJ헬스케어는 신약 성과로 실적이 준수하다. CJ헬스케어는 전문의약품 외에도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등 소매상품을 판매 중이나 CJ 브랜드를 사용해 불매운동 영향이 미미했던 듯 보인다. 다만 모회사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자회사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례로 CJ헬스케어는 한국콜마 계열에 흡수된 이후 모회사로부터 매입하는 내부거래가 커지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추후 기업공개도 관측되고 있는데 그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늘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처럼 회사가 기업집단에 속할 때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리스크를 고질적 문제로 꼽았다. 지배주주가 특정 계열사의 가치 상승보다 그룹 전체 외형 확장을 우선시하는 등 이해상충이 흔히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반대로 사모펀드가 인수한 회사는 가치 향상에 대한 강한 인센티브를 지니므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이해가 일치하는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서 동부건설을 비롯해 웅진코웨이, HSD엔진(구 두산엔진) 3개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특히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서 일감몰아주기 지원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내부거래 리스크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음을 강조했다. 동부건설의 경우 과거 동부제철 전기로 사업 등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동부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동반 부실화된 점을 들었다.
한편,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등 기관투자자의 기업 경영 감시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커머셜과 임팩트 투자사인 크레비스 등 금융사들은 기업 대출 및 투자 심사 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반영키로 했다고 알려졌다. 여러모로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요구되는 추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