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외신들이 한국 최초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하게 된 변희수 하사 사례에 대해 “한국이 다양성 존중에서 인색한 면이 있다”는 평가를 쏟아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안이 게이와 트랜스젠더가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한국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시험대였다”고 진단했다.
WSJ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 공동체가 최근 들어 더 많이 포용되긴 하지만 한국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대만, 게이라고 공표한 의원을 선출한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여전히 관용(다양성 인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성소수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했다. NYT는 “이번 사건은 레즈비언과 게이, 트랜스젠더가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특히 군대에서 자주 마주치는 비우호적인 처우를 잘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기자회견 중 눈물 훔치는 변희수 하사. 사진/뉴시스.
영국 BBC방송은 “한국에서 LGBT는 장애나 정신질환으로 자주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 근로자의 말을 인용해 “LGBT 행진(퀴어 퍼레이드)과 같은 행사가 열리는 등 한국에서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태도 변화가 감지되기는 한다”고 평가했다.
NYT, WSJ, BBC 등 외신들은 남성으로 입대했으나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고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이번 사건의 주인공 변희수 하사를 모두 ‘그 여자’(she)로 표현했다.
변 하사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육군은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성전환 수술 후 바로 실시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군인권센터의 진정을 받아들여 법원의 성별 정정 이후로 전역심사를 연기하라고 권고했으나 육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2일 변 하사의 강제 전역을 명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