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 보수세력이 함께하는 미래통합당이 17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통합당은 범보수·중도 통합을 표방하며 통합신당 창당의 닻을 올렸지만 '변한 것 없는 지도체제', '후순위로 밀린 혁신' 등의 과제를 남기며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20 국민 앞에 하나'란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식을 열었다. 약칭은 '통합당'으로 정했고, 상징색은 연한 파스텔톤 분홍빛인 '해피 핑크'로 정했다. 당의 새로운 로고는 자유대한민국의 유전자(DNA)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모여 국민들의 행복과 희망을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통합당의 의석수는 한국당 105석, 새보수당 7석, 전진당 1석 등 총 113석이다. 이로써 한국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2017년 출범한 뒤 보수 대표정당의 자리를 통합당에 넘기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과 조경태·정미경·김광림·김순례·신보라 등 8명의 한국당 최고위원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원희룡 제주지사와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국민의당 출신 김영환 전 의원과 전진당 김원성 최고위원 등 4명의 최고위원을 추가해 지도부를 구성했다. 황교안 대표는 "미래통합당 출범은 국민들의 명령이고 국민들의 부름"이라며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달라고 하는 국민의 강력한 외침이 오늘 미래통합당의 출발을 이끌어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길이 남을 위대한 큰 걸음을 내딛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출범과 동시에 총선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도 한국당의 공관위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공관위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추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달 말 구성할 방침이다. 보수진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분오열 된지 약 3년 만에 단일대오로 4·15 총선에 나서면서 보수성향 지지층의 표 분산을 최소화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친 민주통합당(가칭), 정의당,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가칭) 등 5개 정당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합당이 외형적인 변화만으로는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 여론을 털어내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 지도부도 '황교안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사실상 기존 한국당이라는 틀을 확대 개편해 '미래통합당'이라는 간판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통합의 마지노선으로 화두가 됐던 '보수통합 3원칙'도 명확히 지켜지지 못하면서 보수 혁신이 유야무야 됐다. '개혁 보수'를 주장했던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일정에 불참한 채 통합당 소개 영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과거 새누리당이나 기존 한국당과 달라진 것 없는 신당 출범이 총선에서 얼마나 중도표심에 호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앞으로 한국당이 대대적인 개혁 공천에 실패하고, 통합 과정에서도 한국당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행사하는 형태가 계속 된다면 통합의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해 통합당이 내건 정권 심판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