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차 경선 '현역 프리미엄' 재확인…희비 엇갈린 현역 vs 청와대 출신

15명 본선행, 이석현·이종걸 등 중진 물갈이…청와대 출신들도 줄줄이 탈락 '친문' 효과는 미미

입력 : 2020-02-27 오후 3:10:32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당 내 경선 첫 결과에서는 전체적으로 현역 의원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첫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총 29개 지역구 가운데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 지역은 15곳으로 '현역 프리미엄'을 재확인했다. 1·2차 경선 지역에서 절반이 넘는 현역들이 살아남은 셈이다. 최고위원이나 원내 지도부에 속한 의원들은 모두 생존했다.
 
1차 발표에서는 △울산 북구 이상헌 △경기 남양주을 김한정 △경기 부천 원미을 설훈 △충북 제천·단양 이후삼 △충남 당진 어기구 △충남 논산·계룡·금산 김종민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안호영 △제주 제주시을 오영훈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2차 발표에서는 △서울 중랑갑 서영교 △서울 은평을 강병원 △서울 서초을 박경미 △대전 유성을 이상민 △경기 파주갑 윤후덕 △경기 광주갑 소병훈 △경기 성남 분당갑 김병관 의원이 경선을 통과,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원 후보 1차 경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1차 경선에서 현역 의원은 모두 22명이 도전했다. 3선 이상 중진 7명 중 2명만 통과했고 나머지 5명이 탈락했다. 초·재선은 전체 15명 중 13명이 경선에 승리했다. 경선에서 승리한 현역 의원 15명은 강병원·김병관 의원 등 초선 의원이 11명, 재선은 서영교·윤후덕 의원 등 2명이었다. 3선 이상 중진은 설훈·이상민 의원(4선) 등 2명에 불과했다. 다선 중진 의원의 낙천이 두드러졌다.
 
탈락한 현역 중 최고 다선은 6선의 이석현 의원이다. 이 의원은 경기 안양 동안갑에서 민병덕 변호사에게 패했다. 비례대표인 권미혁 의원도 이 지역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원내대표 출신 5선의 이종걸 의원은 경기 안양 만안구에서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에게 밀렸고, 국회 기재위원장을 지낸 3선 이춘석 의원(전북 익산갑)은 김수흥 전 국회 사무차장에게 패배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3선의 유승희 의원(서울 성북갑)은 성북구청장과 청와대 민정 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고, 구청장 출신의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3선의 심재권 의원을 누르고 공천장을 쥐게 됐다.
 
서울 영등포을에서 3선에 도전한 신경민 의원은 이 지역에서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에게 본선행 티켓을 내줬다.
 
초 민주당이 목표했던 '중진 물갈이'가 당 경선을 통해 어느정도 달성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 선관위는 하위 20% 명단 비공개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가점·감점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1등만 발표했다.
 
원외 인사를 보면 서울 영등포구을 김민석 서울 강동구을 이해식 부산 서구·동구 이재강 대구 달성군 박형룡 대구 달서을 허소 경남 진주갑 정영훈 경남 창원마산합포 박남현 서울 성북구갑 김영배 경기 안양시 동안구갑 민병덕 경기 안양시 만안구 강득구 전북 익산시갑 김수흥 부산 사하을 이상호 울산 남구을 박성진 경남 거제 문상모 후보 등이 공천을 확정했다.
 
반면 경선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이의를 신청하겠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유승희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영배 후보는 권리 당원 64%·일반 62%, 저는 권리 당원 36%·일반 38%"라며 "결과를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납득할 수 없는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당헌 당규에 의거해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청와대 출신' 효과는 의외로 크지 않았다.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 비서관(서울 성북갑), 허소 전 행정관(대구 달서을), 박남현 전 행정관(경남 창원·마산·합포) 등 3명은 공천을 받았지만 경기 남양주을에서 맞붙은 김한정 의원과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 비서관의 경쟁에서는 김 의원이 승리했다.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 발전 비서관도 강병원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불출마 선언·컷 오프·경선 탈락 등 사유로 이번 총선에서 뛰지 않는 민주당 현역 의원 수는 무소속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포함하면 현재 총 31명이다. 민주당과 무소속 등을 포함한 130명 기준으로 살펴 보면 현재까지 현역 교체율은 23.8%로, 앞서 이해찬 대표가 언급했던 '현역 20% 교체'는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직 경선을 치르지 않았거나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현역 의원 지역구 중에도 이번과 같이 원외 인사에게 패배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진 물갈이 폭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노원갑(고용진), 마포갑(노웅래), 동작갑(김병기), 경기 안양 동안을(이재정), 남양주갑(조응천), 용인병(정춘숙), 화성갑(송옥주), 전남 나주·화순(손금주) 영암·무안·신안(서삼석) 등이 경선을 앞둔 현역 지역구다.
 
민주당은 경기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서 26~28일 2차 경선, 27~29일 3차 경선, 3월 1~3일 4차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선은 자동 응답(ARS) 여론 조사로 진행되며 권리 당원 투표 50%, 일반 시민 투표 50%가 반영된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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