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산 중심 집단으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 이만희씨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죄하고 "정부 당국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오늘 오후 3시13분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말 면목이 없다"면서 "여러분들에게 엎드려 사죄를 구하겠다"고 말한 뒤 땅에 엎드려 큰절을 했습니다.
또 "이 바쁜 시기에 정부 당국에서 우리 교회를 위해 노력해주는데 너무도 감사하다. 코로나 확산을 막아줘서 너무 고맙다"며 정부를 향해서도 땅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습니다.
이씨는 "크나큰 재앙이 왔고 이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신천지는 어떤 모임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사람이 있어야 일을 하고 활동을 하는데 손발이 너무 귀해 협조를 잘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씨는 왜 이렇게 늦게 나섰느냐는 질문에 "집안에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막는데 급급하다보니까 정말 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신천지 홍보실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 2월17일 가평군 '평화의 궁전'에 온 뒤 같은 달 29일 인근에 있는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코로나10 검진을 받았으며 오늘 음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회색 양복에 노란 넥타이 차림으로, 검은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넘긴 이씨는 아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움직임이 정정하고 힘이 있어 보였습니다.
질의답변을 신천지 측 홍보실 관계자들이 가로막아 기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도 "조용합시다. 우리는 다 성인입니다. 난장판이 되면 안 됩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그러나 "본인을 영생불사의 존재라고 믿느냐", "코로나19가 마귀의 짓이냐"라는 신천지 측 주장을 확인하는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23분만에 일방적으로 종료했습니다.
기자회견이 계속되는 동안 연수원 인근에서는 "아이들을 돌려달라"는 격한 항의와 고성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제 이씨와 신천지 집행부 인원을 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앞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이씨와 신천지 집행부를 감염병예방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며, 수원지검 형사6부에서 지난 27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입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