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경쟁차종 등장…한숨짓는 포드 ‘익스플로러’

과거에 비해 입지 약화…높은 가격대 등 원인 거론

입력 : 2020-03-17 오전 6:03:16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대형 SUV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포드 ‘익스플로러’가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보이고 있다. 경쟁 차종이 늘어나면서 과거와 같은 탄탄한 입지를 잃어버렸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출시된 6세대 신형 익스플로러는 11월 384대, 12월 824대, 올해 1월 721대에서 2월 354대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형 모델 출시 이전인 지난해 1~6월 익스플로러는 3185대를 판매해 월평균 530대 수준을 기록했다. 기대만큼 신차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우선 경쟁 차종 증가가 익스플로러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 한국지엠 ‘트래버스’,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 등이 출시됐다. 10월에는 볼보가 ‘XC90’을 선보였고 올해도 제네시스가 1월 ‘GV80’ 디젤 모델, 3월 가솔린 모델을 연달아 출격시켰다. 캐딜락도 16일, 3열 럭셔리 대형 SUV를 표방하며 ‘XT6’를 공개하는 등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익스플로러의 가격대가 경쟁 차종 대비 높은 점도 지적된다. 익스플로러 2.3 리미티드 모델이 5990만원인데 비해 팰리세이드는 3570만원부터 시작하며, 풀옵션을 선택해도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 속에 지난해 5만2299대를 판매했으며, 현재도 출고 대기기간이 6개월을 넘을 정도다. 트래버스도 4520만~5522만원, 모하비는 4700만~5160만원이다. 
 
지난해 11월 초 진행된 6세대 신형 익스플로러 출시행사 모습. 사진/포드코리아
 
GV80 가솔린 모델은 6037만원, 디젤 모델은 6437만원부터 시작하면서 익스플로러보다는 가격대가 높지만 제네시스 첫 SUV라는 상징성과 다양한 선택사양으로 인기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가 등장하기 전에는 대형 SUV 시장에서는 익스플로러 외에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면서 “최근에는 프리미엄 SUV 라인업들까지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상황이 크게 달려졌다”고 말했다. 
 
국내시장에서 익스플로러 외에 인기 차종이 없다는 점도 포드의 고민이다. 포드는 2015년 1만358대, 2016년 1만1220대, 2017년 1만727대, 2018년 1만1586대 등 1만대를 넘는 판매량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8737대에 불과했다. 포드의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는 1216대이지만 그 중 익스플로러는 1075대로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익스플로러의 부진은 포드의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익스플로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링컨 에비에이터, 커세어 등 라인업을 보강해 판매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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