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백신담당자 “클로로퀸 반대해 인사보복 당했다”

입력 : 2020-04-23 오후 12:10:16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보건부 산하 릭 브라이트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전임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고 극찬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인사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릭 브라이트 전 BARDA 국장은 국장 자리에서 해임돼 다른 직책으로 밀려난 것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투자를 반대한 것에 대한 보복성 인사 조처라고 주장했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이번 이동은 정부가 의회의 승인을 받은 수십억 달러를 안전하고 과학적으로 검토된 해결책에 투자해야하고, 과학적 가치가 결여된 약·백신 및 기술에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나의 주장에 대한 대응이라고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코로나 19 팬데믹과 싸우기 위해 정부의 노력을 이끌어왔지만 이것은 불행히도 보건부의 정치적 리더십과의 충돌로 귀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정치적으로 연결된 이들이 띄우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약을 지원하려는 노력에 저항했다”며 “그러나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는데 중요한 백신과 물품에 빨리 투자하려는 나의 노력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특히 잘못된 지시에 저항해 나는 행정부가 만병통치약으로 띄웠지만 과학적 가치가 결여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광범위한 사용을 제한시켰다”고 폭로했다. 또 “이런 약들은 최근 연구에서 사망률을 높이는 것을 포함해 잠재적으로 심각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해왔으며, 워싱턴포스트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치료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2배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팬데믹의 중간에 나를 밀어내고, 정치와 정실주의를 과학 앞에 두는 것은 생명에 위험을 초래하고, 보건위기를 효과적으로 다루려는 국가적 노력을 저해한다”며 “보건부 감찰 책임자에게 행정부가 BARDA의 업무를 정치화하고, 정치적으로 연결된 기업들로부터 펀드를 받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온 것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이트 전 국장은 2010년부터 BARDA의 인플루엔자 및 감염병 부서 책임자로 일해왔으며, 2016년부터 지난 21일까지 국장직을 맡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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