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존에 중점을 두면서 자율주행 시대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자동차, 테슬라 등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는 업체들이 향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7660만대로 전년대비 15.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7년 9520만대에 달했던 글로벌 실적은 2018년 9450만대, 2019년 9030만대로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감하고 2022년이 되어서야 9000만대선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추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코로나 팬더믹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에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영업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은 구조조정 및 현금확보 등을 통해 위기극복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자율주행 분야 자회사인 ‘크루즈’ 직원의 약 8%를 감원했다. 크루즈의 전체 직원이 18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략 150여명이 구조조정됐고 이 중에는 라이다 등 자율주행 핵심 분야 인력도 포함됐다. 포드도 상업용 자율주행 서비스를 내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코로나 여파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생존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현대차, 테슬라 등이 자율주행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앱티브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테슬라 등을 제외한 주요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초 내년에 자율주행 레벨3의 상용화가 유력했지만 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급감하면서 2023년으로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침체 속에 테슬라, 현대차 등이 향후 자율주행 분야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테슬라는 지난 2015년 ‘오토파일럿’ 기능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신호등 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딥러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도 향후 출시되는 제네시스 신형 ‘G90’에 라이더 2개를 장착해 자율주행 3단계 성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세계적인 자율주행 분야 업체인 미국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최근 마무리했다.
정 교수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여유로운 테슬라, 현대차 등이 자율주행 분야에서 앞서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상황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대차와 앱티브가 협업에 나서고 있는데, 차세대 자율주행 아키텍처인 ‘SVA’가 장착될 경우 자율주행 기술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와 얼마나 융합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