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규제에 눌렸던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마이스(MICE, 복합전시산업) 개발 호재로 들썩인다. 보유세 기준일을 통과해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상승세가 더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개발 호재가 터진 이후 거래된 주요 단지 매매가격은 1년여 전보다 1~2억원 올랐고, 2년 정도로 벌리면 최대 6억여원 오른 곳도 있었다.
9일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6일 GBC 착공 허가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강남구 삼성동 부동산 거래를 보면, 지난달 20일 롯데캐슬킹덤 170.8㎡ 평형 2층 매물이 26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 9층 매물이 지난해 10월 거래된 가격은 25억7000만원으로 3000만원 올랐다. 2년여 전에 비하면 시세차익은 수억 단위다. 2018년 9월 팔린 3층 매물 거래가격이 20억8000만원이었다. 그 해 2월에는 또 3층 매물이 19억7000만원에 팔려 2년여 동안 6억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동 현대힐스테이트 2단지는 가격이 오른 속도가 더 가파르다. 84.236㎡평형 9층 매물이 지난달 13일 2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19억8000만원에 팔린 10층 매물과 3억4000만원 차이가 난다. 2018년 5월 18억2000만원에 팔린 같은 9층 매물과는 5억원 차이다.
지난달 거래된 이들 단지들은 보유세 기준일을 앞둔 급매물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6월 이후 거래에 더 큰 웃돈이 붙을지 관심이다.
이달 5일에는 서울시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부지에 스포츠 복합시설과 전시, 컨벤션 공간 등을 조성하는 잠실 스포츠 마이스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적격성 조사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국토교통부는 이와 관련해 주변 지역 실거래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마이스는 이날 처음 나온 내용이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다.
지난 1일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주공아파트 5단지 82.51㎡ 7층 매물이 22억6100만원에 거래됐다. 또 같은날 82.61㎡ 2층 매물이 21억5100만원에 팔렸다. 82.51㎡ 평형대는 지난해 1월 8층 매물이 18억6500만원에 팔렸었다. 82.61㎡ 평형은 지난해 4월 3층 매물이 18억6000만원에 거래된 게 눈에 띈다.
보유세 기준일을 통과해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속에 특히 이들 개발 호재 지역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오는 6월30일 양도세중과배제 종료 기한까지 끝나면 한동안 절세용 급매물은 뜸해질 전망이다. 마침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리 인하까지 겹쳐 시장의 유동성이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9억원 이하 아파트 갭메우기 현상, 전셋값의 꾸준한 상승세도 나타난다. 이들 복합적 요인이 아파트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게 다수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강남 송파구 일대 아파트.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