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일본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고 있다. 도쿄에선 누적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일본 내 일일 신규확진자 수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더욱 퍼지고 있지만 일본정부는 내년으로 연기된 하계 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으로 자국 여론의 반감을 사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뉴시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22일 코로나19 대책 본부 회의에서 도쿄올림픽의 추가 연기나 중지를 피하고 내년 여름 확실하게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산케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의 입국 조건을 인정하는 조건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며 내년 여름 올림픽 개최에 대한 결의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 산케이는 23일 ‘최후까지 개최를 포기하지 말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개최국인 우리가 ‘반드시 개최한다’는 자세를 세계에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이 올림픽 개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경제적 문제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릭픽 개최 여부는 백신, 치료제 개발여부와 연말에 일본 방역 수준이 얼마나 갖춰줬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본 내에서는 올림픽 1년 연기만으로도 3조원에서 7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 내다봤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연기 지원비는 8억달러(약 9500억원)에 불과하다.
산케이 신문은 올림픽의 추가 연기나 취소는 일본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올림픽 개최여부는 내년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아베 총리의 선거에도 영행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대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일본 NHK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을 내년 7월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6%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는 “상업주의에 빠져 이권 투성이로 변질된 올림픽은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올림픽 강행 의지에 대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올림픽은 지금부터 포기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게 현실적이고 현명하다’, ‘무관중 개최 외에는 힘들 것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들이 올라왔다. 또 ‘아베 총리가 올림픽을 강행하고자 하는 것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의 책임을 오롯이 일본이 지게 될까 걱정하기 때문’, ‘위약금이라도 최악은 피하려고 하는 것’ 등의 분석도 올라왔다.
일본이 도쿄올림픽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IOC는 올림픽의 개최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결정은 지금까지 일본 측과 함께 해 왔다”며 “결정할 때가 오면 지금까지와 같이 협력해 결정을 내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해선 “대회 운영이나 준비 부담이 너무 크다”는 말로 선을 그었다.
한편 NHK에 따르면 22일 기준 일본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만7982명으로 확인됐으며, 이중 도쿄도의 누적확진자는 1만54명에 달한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