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CEO 체제로 바뀐다. 벤츠코리아는 2016년부터 4년연속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배출가스 불법조작 사실이 적발되면서 신임 CEO에게는 브랜드 신뢰도 회복이라는 당면 과제가 주어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뵨 하우버 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사장은 내달 1일부로 벤츠코리아 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하우버 사장은 이달까지 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법인에서 업무를 본 후 국내에 입국할 예정이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에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우버 사장은 1996년 다임러 그룹에 입사해 2013년 벤츠 중국 밴 부문의 대표를 역임했으며, 2016년에는 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사장으로 부임했다. 지난 5월 벤츠코리아 사장에 내정된 후 “한국시장에서 벤츠만의 차별화된 가치와 최고의 고객만족을 제공해 성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8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뵨 하우버 벤츠코리아 신임 사장. 사진/벤츠코리아
하우버 사장은 취임 후 브랜드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 5월, 벤츠가 국내에 판매한 차량 중 12종, 3만7154대에 배출가스 불법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했다.
이어 검찰은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그동안 경쟁 업체인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 여파로 2016~2017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고, BMW가 2018년 하반기 연이은 화재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벤츠는 별다른 악재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배출가스 조작 문제로 시험대에 놓인 셈이다.
수입차 1위 수성도 과제로 꼽힌다. 벤츠는 2015년까지 BMW의 벽에 막혀 2위에 그쳤지만 전임자인 디미트리스 실리키스 사장이 2015년 9월에 부임하고 그 이듬해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올해도 벤츠는 상반기 3만6368대로 전년동기(3만3116대) 대비 9.8%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2위인 BMW(2만5430대)와도 1만대가 넘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연말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의 성공적인 론칭도 과제로 꼽힌다. 사진/벤츠코리아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벤츠코리아의 성과는 실라키스 사장의 공격적인 마케팅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BMW가 화재사고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점차 격차를 좁히고 있는데다가 온라인 판매 강화, 인기 모델인 5시리즈 출시 예정 등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벤츠도 올해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 GLB 등의 성공적인 론칭이 절실하다.
한편, 하우버 사장은 스웨덴 및 덴마크 근무 기간 중 벤츠의 친환경 차량 전략수립 및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시장에서도 ‘EQC’ 등 전기차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라인업 확대에 나설것으로 점쳐진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