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다가올 3분기에는 다시 보릿고개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분기 실적을 이끌었던 화물 호재가 조금씩 꺼지고 있는 데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도 9~10월께 끊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30일 항공화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임 지수(TAC Index)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달 첫째 주 중국~북미 TAC 지수는 kg당 4.50달러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4.3% 하락한 가운데 같은 기간 중국~유럽 노선도 2.4% 떨어진 3.21달러로 나타났다. 항공기 운항 감소로 치솟았던 화물 요금은 지난 5월 중국~북미·유럽 구간에서 kg당 10달러를 넘는 등 평소의 3~4배가량이 뛰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타면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는 추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사업은 여객과 화물 수송으로 나뉘는데 여객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체 여객 수는 전년의 9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항공사는 화물 사업 비중을 늘렸다. 평상시 두 항공사의 화물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가량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 비중은 27.5%, 아시아나항공은 26.5%로 집계됐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화물 요금 급등까지 겹치며 두 항공사가 2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대한항공은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아시아나항공은 손실 폭을 크게 줄이거나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에도 2분기 흑자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3분기에는 다시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 여객기들. 사진/뉴시스
하지만 최근 들어 화물 요금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3분기에는 흑자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 비중을 이전보다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은 여객"이라며 "3분기는 전통적으로 화물 비수기이기도 해서 2분기만큼의 수요가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흑자 전환에 큰 힘을 보탰던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도 곧 끊길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4월, 아시아나항공은 3월에 각각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는데 지급 기한이 6개월이기 때문이다. 인건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 중 유류비와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항공 지난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연간 지급하는 급여 총액은 약 1조2000억원으로 분기당 3000억원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100억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여객기가 멈추면서 승무원 등에 지급하는 비행 수당 등이 줄어 올해에는 이보다는 인건비가 적게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출도 크게 줄었기 때문에 정부 지원 없이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여객 회복도 더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하면서 세계 항공 수요 회복은 2024년에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에는 2023년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1년 더 늘린 것이다. 브라이언 피어스 IATA 수석 경제학자는 "항공업계 기업신뢰지수는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며 "지난 4월 봉쇄조치가 완화됐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