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노조 '하투' 본격돌입…기본급 6.5% 인상 쟁점

현대차 노사, 13일 상견례…"노조 무리한 요구" 비판도

입력 : 2020-08-13 오전 6:1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하계휴가를 마치고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본격 돌입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노조들은 금속노조 지침인 기본급 6.5% 인상을 요구해 타결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다음날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나선다. 노조는 우선 기본급 12만304원(6.5%, 정기 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금속노조의 지침을 반영한 것으로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노조도 동일한 인상폭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전기자동차 전용 공장 설립, 총 고용보장 및 부품사 상생방안 마련, 자동차 복합비전센터 건립, 임금제도 개선, 해고자 복직 등도 별도 요구안으로 확정했다. 고용보장을 위해 국내공장 생산량을 연간 174만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해외공장 추가 확대 생산 물량을 국내공장으로 옮기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를 직원들에게 성과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요구안에 담겼다.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1856억원으로 이를 감안하면 노조의 성과금 요구금액은 약 9500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가 이번주부터 본격 하투에 돌입한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달 임시대대에서 요구안을 확정한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노조는 이달 10일 소식지에서 “집행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측에 적극 협조했기 때문에, 이제 사측이 보답해야 할 차례”라면서 “사측이 만약 코로나19 핑계로 교섭을 지연하거나 불성실하게 임한다면 총 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외에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금 지급, 전기차·수소차 전용라인 배치 및 핵심부품 생산, 부품사 단가 인상, 정년 연장, 노동이사제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동강도 완화와 직업환경 개선을 위해 소하리, 광주 공장 등에 45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도 별도요구안에 포함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코로나를 핑계삼아 노조에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회사는 상반기 598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맞아 고용이 축소될 수 밖에 없어 전기차 및 핵심 부품의 국내공장 생산을 관철시켜 고용을 지켜나가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성과금은 통상임금의 400%, 사기진작 장려금 500만원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성과금 규모는 1인당 22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조합원의 총 고용보장은 물론 각 공장별로 신차투입 및 생산물량을 확약하는 내용을 담은 미래발전 전망 관련 특별 요구안도 확정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비정규직 관련 특별 요구안도 마련해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및 그동안의 권리 침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사내 모든 비정규직에 대한 해고를 금지하는 방안도 교섭에서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 7월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하고 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금속노조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기본급 7만1687원(4.7%) 인상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임금 피크제 폐지, 휴가비 20만원 인상, 라인수당 조정,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XM3 성공 론칭 격려금 500만원, 타결 격려금 2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과거에 비해 고용보장에 비중을 두면서 다소 달라진 모습도 보이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노조의 기본급 인상, 성과금 지급 규모를 보면 무리한 요구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과거에 비해서 자동차 노조 집행부가 합리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다”면서 “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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