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확정하면서 올해 자동차 업계 노사 교섭이 본격 시작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자동차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22~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정기 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총 고용보장 및 부품사 상생 방안, 전기 자동차 전용 공장 설립, 해고자 복직 등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그 외에도 시니어 촉탁 처우개선, 자동차 복합비전센터(자동차 박물관 포함) 건립, 성과금, 해고자 복직 요구 등도 교섭에서 주장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다음달 13일 사측과 상견례를 한 후 본격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 집행부는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지난 15일부터 2020년 임단협 요구안 확정을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마찬가지로 금속노조의 지침인 기본급 6.5%(12만304원) 인상을 비롯해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초안을 마련하고 세부내용을 조율 중에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면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경우 조합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해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조기에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22~2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사진/현대차 노조
한국지엠 노조도 이달 초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400%+600만원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1인당 약 22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4.7%) 인상과 각종 격려금 명목으로 일시금 700만원 지급, 발전기금 12억원 조성 등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회사에 통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6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다른 자동차 업체에 비해 임금이 낮다는 점에서 올해 임금동결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무조건 투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자동차 노조들은 금속노조의 지침인 기본급 6.5% 인상을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사측이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 노조의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 요구는 국내 공장에 전기차 물량을 몰아달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코로나19로 노사가 위기극복을 위해 합심해야 하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노조들이 현실을 감안해 합리적인 태도로 임단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