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일본 주요 일간지인 아사히 신문은 아베 신조 내각의 장관 4명이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데 대해 “정권 전체의 역사관이 의문시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태평양전쟁 패전 75주년을 맞은 15일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한 남성이 욱일기를 몸에 두르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진 않았으나 공물을 바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아사히 신문은 16일 ‘각료 야스쿠니 참배, 의문시되는 정권의 역사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쟁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군국주의를 지탱하고 있는 국가 시설을 현직 정치지도자가 참배하는 것은 유족이나 일반인들과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쿄 재판에서 전쟁 책임을 추궁 받은 A급 전범도 합사돼 있다”며 “침략 피해를 본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잊고 전쟁 이전의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각료는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에토 세이이치 영토담당상 등 3명과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이다.
현직 각료가 패전일 당일 야스쿠니 참배를 한 것은 4년 만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도 참배는 하지 않고 공물만 바쳤다. 아베 총리는 2013년말 참배 이후 외교적 악영향을 고려해 야스쿠니 신자를 참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신문은 “(아베 총리가) 각료들의 참배를 계속 묵인한다면 (각료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어쩔 수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몰자 추도식 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역사’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번에 역사 대신 등장한 단어는 ‘적극적 평화주의’인데, 신문은 이에 대해 “총리가 미래지향을 강조한 것일 수는 있는데 집단적 자위권 행사 일부용인, 무기수출 3원칙 철폐 등을 생각하면 위태로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전쟁 경험자가 줄어들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지금이야말로 역사를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