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특허침해 소송 관련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달라"고 밝힌 가운데 오후에는 SK이노베이션이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을 반복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이번 논쟁은 LG화학이 특허침해 소송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며 소송을 담당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 제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억지로 주장하는 증거인멸은 정직한 소송 행위라기보다는 특허권자인 SK의 이미지를 깎아내려 소송과 소송 밖 협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비신사적 행위"라며 "LG화학은 소송을 먼저 시작한 당사자로서 사실을 근거로 정해진 소송 절차에 정정당당하게 임해달라"고 6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이 ITC에 제기한 '994특허' 침해 건으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3년 출시한 자사 배터리 A7에 적용된 기술을 훔쳐 특허를 내놓고는 도리어 특허침해 소송까지 냈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994특허가) 만일 A7 선행기술이라면 그리고 이를 알았다면 특허 제도상 향후 무효가 될 게 확실한 특허를 출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LG 표현에 따라 '훔쳐서' 무효가 될 특허를 출원할 바보는 없다"고 말했다.

 

또 특허 소송이 시작된 후 LG화학이 유사한 제품을 찾아 자신들의 기술을 베꼈다는 '끼워 맞추기'식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이 근거로 제시한 문서들도 이번 소송과는 관계없는 내용이 없다는 주장이다.

 

994특허 발명자가 LG화학에서 이직한 연구원이었고 이에 따라 기술 유출이 있었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발명 연구원은) 2008년 이직을 했고 LG가 선행기술이 적용됐다고 주장하는 배터리셀은 2013년에 출시됐으며 발명자가 제안한 특허는 2015년에 출원됐다"며 퇴직한 사람이 그 후에 출시된 기술을 베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관련 연구원은 LG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와는 관련 없는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지적에는 "핵심 증거 문서들은 모두 소송 절차상 법원의 명령에 따라 보존 중이고, 나아가 그 파일들은 내용상 994특허와 관련도 없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