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5일 열린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전씨가 기소된 지 2년5개월 만에 진행됐다.
전씨는 법원의 불출석 허가를 받아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277조 제3호에 따라 선고기일에는 출석해야 한다.
이번 재판의 고소인이자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이날 결심공판 전 "5·18의 상징적 의미와 광주의 정신적 지도자인 고 조비오 신부에게 가했던 명예훼손의 무게가 적지 않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최고형을 구형해 이 사안이 가볍지 않음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기 사격에 대한 많은 증거와 증언이 있는데도 헬기 기총 사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제발 죄를 뉘우치고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전씨 측에 요구했다.
반면 전씨의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는 "구형보다 중요한 것은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한 진실"이라며 "미진했다고 해도 그동안 제출한 증거만으로도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3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서술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조영대 신부는 2017년 4월27일 전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으며, 광주지검은 지난해 5월3일 전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형사재판 결심이 열린 5일 광주지법 앞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오른쪽) 신부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