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삶의 질이 현대인 일상에 우선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이 같은 트렌드가 부동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거 선택의 기준으로 직주근접 입지가 교통이나 교육, 편의시설 등에 못지 않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는 ‘저녁이 있는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줄어든 통근시간만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어서다.
이는 청약 시장 결과로 나타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업무지구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에는 다수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지난 9월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고덕 스카이시티’는 45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008건이 접수돼 1순위 평균 2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다.
같은달 경기도 광주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삼동역’은 32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842명이 찾았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약 15대 1이었다. 단지는 성남일반산업단지가 차량으로 10분 거리다. 판교제2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 분당벤처타운 등도 접근이 용이하다.
직주근접 아파트는 매매가격도 지역 평균을 웃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다수의 삼성 업무지구가 몰려 있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3.3㎡당 아파트값은 지난달 1816만원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평균 1439만원보다 약 26.2% 높다. 국제업무단지가 위치한 인천광역시 연수구 역시 같은 기간 3.3㎡당 아파트값은 1263만원으로 인천 평균 1040만원보다 약 21.4%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직주근접 아파트는 출퇴근 시간을 줄여 워라밸 수요를 만족할 수 있다”라며 “인근에 조성된 생활인프라와 교통망도 이용할 수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건설사들은 업무지구 인근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일대에서 분양한 ‘영통 롯데캐슬 엘클래스’를 내달 계약한다. 다음달 16일부터 9일간 정당계약 기간이다. 단지의 1블록은 지상 최고 20층, 8개동, 전용면적 84~107㎡ 642세대, 2블록은 지상 최고 17층, 9개동, 전용면적 79~107㎡ 609가구, 총 1251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직선거리 약 1.5km 위치에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이 있고 삼성전자 나노시티 기흥캠퍼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등이 가깝다. 인근에는 지하철 분당선 매탄권선역과 망포역이 위치한다.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25대 1을 올렸다.
현대건설(000720)은 오는 12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을 내놓는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3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721세대로 구성된다. 처인구에는 SK하이닉스와 국내외 50개 이상 반도체 업체가 입주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오는 2024년 조성된다. 용인테크노밸리와 제2용인테크노밸리(예정) 등도 인근이다. 경전철 에버라인 둔전역과 보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GTX-A노선 용인역,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서울~세종 고속도로, 국지도57호선 등이 개통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롯데건설은 다음달 경기도 화성시 반정동에 ‘반정 아이파크 캐슬’을 선보인다. 2개 단지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19층, 34개동, 전용면적 59~156㎡ 총 2364세대다.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이 단지와 약 2㎞ 거리에 위치한다. 삼성전자나노시티 화성캠퍼스와 기흥캠퍼스는 차량으로 15분 거리다.
대림산업(000210)은 같은달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에서 청천2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으로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3층, 31개동, 총 5050세대다. 이중 2902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인근에 한국지엠부평공장, 부평국가산업단지 등이 위치한다.
영통 롯데캐슬 엘클래스 투시도. 이미지/롯데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