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차(000270)가 지난해 4분기 레저용차량(R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 증가 영향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기아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전기차 CV(프로젝트명)의 성공적인 론칭 등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 59조1681억원, 영업이익 2조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 2.8%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3.5%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를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6.2% 증가한 55만2400대, 해외에서는 10.7% 감소한 205만4432대로 글로벌 실적은 7.6% 하락한 260만6832대로 집계됐다.
기아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영업이익이 1분기 4445억원에서 2분기 1451억원, 3분기 1952억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에는 1조2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0%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기아차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기아의 4분기 매출액은 16조9106억원, 당기순이익은 9768억원으로 각각 5.0%, 182.0% 상승했다. 4분기 글로벌 판매를 보면 국내에서는 5.2% 감소한 13만7389대, 해외에서는 1.2% 증가한 60만5306대로 글로벌 실적은 전년(74만2733대)과 유사한 74만2695대를 기록했다.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요인으로는 △국내에서 쏘렌토, 카니발, 신형 K5 등의 강력한 신차 효과에 따른 판매믹스 개선 △미국 시장에서 텔루라이드의 판매 호조 △인도에서 셀토스, 쏘넷 등 신차 판매 증가 등이 거론된다. 특히 RV 차종의 판매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6.2%p 상승한 58.7%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수익성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시장수요 감소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졌지만 고수익 신차종 판매확대를 통한 평균 판매가격 상향과 믹스 개선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면서 “이를 통해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오는 3월 전기차 CV(프로젝트명)를 글로벌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기아
기아는 올해 코로나19 영항이 완화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일부 시장에서의 코로나19 장기화 및 비우호적 환율 환경 지속에 대한 우려가 상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개선 지속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12.1% 증가한 292만2000대로 설정했다. 국내에서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53만5000대, 해외는 16.2% 상승한 238만7000대를 목표로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높았던 수요의 기저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폭 축소 등이 예상되지만 K5, 쏘렌토, 카니발 등의 인기 모델의 지속적인 판매 확대와 K7의 후속 모델, 신형 스포티지, 전용 전기차 CV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다.
신형 K5 등 신차 효과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기아
미국 시장에서는 쏘렌토 등 경쟁력 높은 신차 판매를 본격화하고 유럽에서는 CV를 내세워 친환경차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 및 브랜드 위상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아는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CV는 오는 3월 글로벌 공개되며, 7월에는 국내, 12월에는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GMP 기반 신차 출시에 따른 전기차 시장 점유율 상승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선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서 성공적인 안착 등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3조6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2020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1000원(배당성향 기준 26.7%)로 결정했다. 기아 관계자는 “수익성 회복과 재무적 안정성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향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