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가 예상을 뛰어넘은 사전계약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계약자는 올해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지난 2월25일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했다. 최근 4만대를 돌파하면서 올해 판매목표 2만6500대를 넘어섰다. EV6도 지난달 31일 사전예약 첫날에만 2만1106대를 달성했다.
환경부의 올해 전기승용차 보급목표는 7만5000대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나뉜다. 서울지역 기준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국비 보조금은 682만원, 지자체 보조금은 341만원 등 총 1023만원이다.
현대차(005380) 코나 기본형은 국비 보조금 800만원, 지자체 보조금 400만원 등 1200만원에 달한다. 국비 보조금은 전액 확보됐지만 지자체 보조금의 지급 가능대수는 미공고된 물량까지 포함해 지난달 기준 4만5000대 수준이다.
EV6 등의 흥행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기차 계약자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기아
아이오닉5와 EV6의 사전계약 대수를 합하면 현재 6만대를 넘었고 당분간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모델Y, 모델3 등 테슬라 라인업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면 7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폭스바겐 ‘ID.4’,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55’, 메르세데스-벤츠 ‘EQA’, ‘EQS’,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의 전기차 신차가 올해 등장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와 EV6에 중복으로 사전계약을 한 수요를 감안하더라도 일부 계약자들은 지자체 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보조금 소진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오닉5가 이달 출시되며, 모델Y도 이르면 이달부터 고객인도가 진행된다. EV6가 예정대로 7월 국내 출시된다면 보조금 수령 가능대수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아이오닉5 내부 모습. 사진/현대차
게다가 일반 고객에게 배정되는 전기차 대수가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기준 올해 전기승용차 배정물량은 5067대다. 이중 법인에 40%(2027대), 장애인, 독립유공자, 소상공인, 다자녀가족 등에 우선순위로 10%(507대)가 배정되면 일반에는 2534대만 남게된다. 이달 1일 기준 일반인 대상 잔여 물량은 1804대에 불과하다. 부산지역도 올해 보급물량 2073대 중 일반에는 673대만 책정됐고 476대만 남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공고 대수는 올해 전체 물량이 아니며, 서울은 전체 물량의 50%, 부산은 70% 수준으로 공지됐다”면서 “순차적으로 추가 물량을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계획대로 배정 대수가 증가하더라도 일반 고객들의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관심도 높은 전기차 신차들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며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 예산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