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넬로넴다즈'. 사진/지엔티파마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엔티파마는 뇌졸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넬로넴다즈'의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임상 3상의 목표는 발병 후 12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서 넬로넴다즈의 장애 개선 효과와 뇌세포 보호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임상에선 뇌졸중 3대 평가 척도인 장애 평가(mRS), 일상생활 평가(BI), 뇌졸중 환자의 신경학적 장애 평가(NIHSS)로 장애개선효과를 검증하며, MRI 영상으로 뇌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확인한다.
지엔티파마는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23개 대학병원 뇌졸중 센터에서 중증 허혈성 뇌졸중 환자 496명을 대상으로 내원 초기 CT 혹은 MR 영상을 통해 임상 3상을 진행한다.
현재 뇌졸중 치료에는 1995년 허가된 정맥 투여용 혈전용해제(tPA)와 2015년 도입된 혈전 제거 수술법이 사용된다. 재개통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장애 개선에 기여하고 있지만,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재관류 손상과 출혈 부작용은 여전히 사망과 장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뇌졸중 환자 수는 1억명이 넘었으며 520만명이 사망했다.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마비, 인지기능장애, 언어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이 따를 수 있다.
뇌졸중으로 뇌혈관이 막히면 뇌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가 과량으로 방출, NMDA 수용체를 자극해 뇌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또 혈관이 재개통되면 생성되는 유해물질인 활성산소에 의해 뇌신경세포가 추가적으로 사멸하면서 환자는 영구장애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기대를 모았던 NMDA 수용체 억제 약물들은 사람에게 정신병 증상 등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했다. 뇌세포보호약물들이 재개통 뇌졸중 동물모델에서 약효가 잘 나타났지만 뇌졸중 환자의 임상시험에서는 뇌혈관이 지속적으로 막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것이 실패의 주 원인이다.
넬로넴다즈는 NMDA 수용체 활성을 억제하고 동시에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신물질로, 뇌졸중 후 뇌신경세포의 사멸을 방지하는 세계 최초 다중표적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이다.
지엔티파마는 165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완료한 미국·중국 임상 1상, 447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완료한 한국·중국 임상 2상에서 넬로넴다즈의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8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209명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국내 임상 2상에서 넬로넴다즈의 장애 개선 효과는 뇌졸중 약효의 3대 평가 지표인 장애 평가, 일상생활 평가, 신경학적 평가에서 위약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분석에선 넬로넴다즈의 장애 개선 효과는 중증 뇌졸중 환자에서도 확인됐다.
지엔티파마는 뇌졸중 환자의 치료에 대한 다국가 임상을 수행한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와 뇌졸중 중개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데니스 최 스토니브룩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 임상 3상을 준비했으며, 국제 임상시험 기준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권순억 교수는 "넬로넴다즈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에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를 가진 약물"이라며 "이 연구를 통해서 그 유용성과 안전성이 입증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곽병주 지엔티파마 대표는 "447명의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통해 넬로넴다즈의 안전성과 약효를 확인했다"라며 "허혈성 뇌졸중 동물모델과 임상 연구에서 막힌 혈관이 재개통되는 상황에서 넬로넴다즈의 약효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뇌졸중 중개 및 임상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임상 연구진과 함께 글로벌 기준의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넬로넴다즈가 뇌졸중 환자의 장애와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최초의 신약이 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