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코나 EV’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차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이오닉5’에서도 냉각수 누수 현상이 발생하면서 현대차그룹 전기차 라인업에 대한 의구심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충남 보령의 한 펜션에 주차된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리콜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해당 차량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한 지난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도 코나 EV 화재사고가 일어났다. 차량은 주차된 상태였으며, 충전 중인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나 EV는 그동안 15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달 충남 보령과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사례까지 합하면 총 17건으로 늘어난다. 앞서
현대차(005380)는 코나 EV 화재가 잇따르자 지난해 10월 7만대가 넘는 규모의 글로벌 리콜을 결정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리콜이 이뤄졌지만 올해 1월 리콜을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가 나면서 실효성에 논란이 일었다.
올해 1월 리콜을 받은 코나 EV에서 화재가 난 모습. 사진/대구 달서소방서
게다가 리콜 대상이 아닌 코나 EV에서도 불이 나면서 전기차 관련 커뮤티니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회원은 “리콜을 받은 차에서도, 리콜 대상이 아닌 차에서도 화재가 나는데, 결국 코나EV가 시한폭탄이랑 다를게 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른 회원도 “여름철이 되면 배터리 화재 위험이 높아져서 더욱 불안하다”면서 “아직도 화재 원인에 대해 규명이 되지 않았는데,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코나 EV는 화재 외에 급발진 문제로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달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번이나 죽을뻔한 저희 아빠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019년 10월 이후 총 4번의 급발진 사례가 있었는데, 모든 사고 비용은 가족이 부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지막 급발진 사례에서는 부모님이 1.5km를 달려야하는 상황에 처해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고객에게 책임을 돌렸다고 밝혔다.
이달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나 EV 급발진과 관련해 올라온 청원.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도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아이오닉5 일부 차량에서 냉각수가 고갈되는 현상이 발생해 현대차 정비 부문에 소비자 불만들이 접수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승온히터 조립불량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승온히터는 혹한기 배터리 온도를 높여 충전 시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기아(000270) ‘EV6’, 제네시스 G80 기반 전동화 모델 등을 내세워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나 EV에 이어 아이오닉5에서도 결함 논란이 일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사고와 관련해 현재 조사단계에 있으며, 원인 분석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나 EV 화재 사례 중 상당수가 여름철에 발생하면서 차주들이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