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인 가운데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이중연료 추진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1척, 63억3000만달러 상당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해 연간 목표인 77억달러의 82.2%를 달성했다. 이중 이중연료 추진선 비중은 70% 이상으로,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컨테이너선, 셔틀탱커 등 전 선종에 걸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현대LNG해운으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는데 이 선박에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인 'ME-GI 엔진'을 적용한다. 이 엔진을 장착하면 온실가스 주범인 메타배기가스 방출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일반 LNG운반선보다 효율은 높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57척의 ME-GI 엔진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지난 3월에는 30만톤(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0척을 대규모 수주했는데 이 선박들에도 모두 ME-GI 엔진을 장착한다.
이중연료 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와 LNG·LPG 같은 가스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선박을 말한다. 자동차로 치면 '하이브리드 엔진'인 셈이다. 완벽한 친환경이라고 볼 순 없지만 기존 선박들보다는 오염물질 배출을 약 20%가량 줄일 수 있다. 해운사나 선주사가 이중연료 추진선을 선택하는 건 규제가 강한 항구나 연안에서는 가스 연료를 사용하고 이외 구간에서는 벙커C유를 사용해 빠르게 운항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해운사나 선주사는 이중연료 추진선에 계속해서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 최소 30% 이상, 2050년 70%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친환경 선박 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선박들은 △값비싼 저유황유를 쓰거나 △선박에 탈황 설비(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노후 선박을 LNG 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한다. 선박의 수명이 20~30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중연료 추진선은 친환경으로 향하는 과도기에 적합한 선박인 것이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한국 조선사들이 관련 기술이 뛰어나고 인도 기한도 잘 맞추면서 세계의 주문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사례로, 중국 국영기업 후동중화조선은 2017년 9월 프랑스 CMA-CGM 선사로부터 초대형 LNG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건조를 포기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의 SCS조선으로 업체가 변경됐는데, 이 조선사 또한 예정 인도 시기였던 2019년 11월에서 1년가량 납기를 지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의 올해 신규 수주량 중 이중연료 추진선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이 향후 이중연료 추진선을 최소한으로 개조해 친환경 연료탱크를 만들 수 있는 마케팅도 하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