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수소환원제철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진정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라면 전 세계가 연대해 공정한 룰에 의해 개발해야 합니다."
김학동
포스코(005490) 사장(철강부문장)은 29일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개별 철강 기업들이 각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고 있는데,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선 공동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세계 110여개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50~2060년까지 이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해 12월 2050년 탄소중립을 공식화했다.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철강업계 또한 이런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가스를 내뿜는 탄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이 핵심이다.
29일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 중인 김학동 포스코 사장. 사진/포스코
포스코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업체는 스웨덴 철강사 SSAB다. 이 업체는 지난해 8월부터 수소환원제철 시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아직 생산량은 연간 8000톤에 불과한 파일럿(시범) 장비다.
SSAB가 선택한 샤프트 기술의 경우 철광석으로 만든 구슬 형태의 원료인 '펠렛'을 넣고 1050도까지 온도를 높인 수소를 넣는 방식이다. 다만 고품질의 펠렛을 수급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설비 특성상 열을 계속해서 공급하는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반면 포스코는 SSAB와 차별화한 파이넥스(FINEX) 공법을 통해 수소환원제철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날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은 "파이넥스는 수급이 용이한 분철광석(가루형태의 철광석)을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고 설비에 관이 있어서 열 공급도 비교적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29일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 중인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 사진/포스코
또 유병옥 수소사업부장은 "수소경제는 한 회사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과학기술, 산업계, 정부 정책이 뭉쳐 똑같은 방향으로 가야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코는 2050년 연간 500만톤 수소 공급 체제를 구축하고 국내 점유율 30%를 점유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도 "이번 포럼에 많은 철강사가 호응했다"며 "포스코의 차별화된 수소환원제철 기술 경험을 외부와 공유해 글로벌 철강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파이넥스 공정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식을 모아 빠르게 상용화하기 위해 포스코는 다음달 6일 'HyIS 2021 국제 포럼(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 2021)'을 연다. 수소환원제철을 주제로 한 포럼은 이번이 첫 시도로, 유럽, 일본, 중국 등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각 철강사의 수소환원제철 개발 동향을 발표하는 논의의 장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 자리에서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를 공개하고 세계에 공동 개발을 제안할 예정이다. 기술을 먼저 공개하고 다른 철강사들과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면 빠른 상용화와 함께 원가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