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이 큰 두산밥캣이 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지난 주말 인프라 예산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도로와 교량, 수자원 공급, 인터넷 통신망 같은 낙후한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10년에 걸쳐 1조2000억달러(한화 약 1400조원)를 투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면 즉시 효력이 생긴다.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뛰고 있다.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건설기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이 큰
두산밥캣(241560)에 시선이 쏠린다. 두산밥캣은 두산중공업이 최대주주인 소형건설기계 전문회사로, 미국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주력 제품이 대형 기종은 아니지만 대규모 건설 현장에는 소형기계도 함께 쓰이기 때문에 호재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은 미국 주택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이미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3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호실적을 낸 바 있다.
미국이 인프라 개선에 140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사진/두산밥캣
최광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프라 법안에 따른 건설기계 장비 수요, 두산밥캣의 북미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인프라 투자에 따른 두산밥캣의 신차 판매 규모는 19억달러"라며 "향후 8년간 매년 2억4000만달러 정도의 추가 매출로 반영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267270)의 경우 미국 매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이번 일은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투자로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전반이 호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주력인 중국 시장이 부진에 빠지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신흥국 매출이 늘며 선방하고 있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한 33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두 업체는 이번 인프라 투자를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지난 6월 현지 기계·측량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트림블과 협업하기로 했으며 지난해에는 조지아주에 맞춤형 조립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미국 인프라 투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 수요 증가 시 신흥국, 유럽 등에서 장비 부족에 따른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