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윤우진 전 서울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의 이번 처분으로 윤 후보는 윤 전 서장과 관련된 의혹에서 상당부분 벗어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강범구)는 29일 윤 후보와 윤대진 검사장이 과거 윤 전 서장의 수사를 무마했다는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결과 공소시효 도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불법 브로커'로 활동하며 사업가들로부터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지난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윤 전 서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이다. 사진/뉴시스
검찰이 수사한 윤 후보의 단독 피의사실은 3가지였다. 우선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윤 후보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준 사실이 없다는 허위 답변서를 작성한 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가 있다.
이에 앞서 2013년 8월,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윤 전 서장에게 후배 변호사를 소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윤 후보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변호사법 위반 여부가 조사 대상이었다. 2017년 10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시에는 국정감사장에서 국정농단 주범 최서원의 태블릿PC에 관해 허위증언 했다는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윤 후보는 윤 검사장과 함께, 윤 전 서장의 비리사실을 수사 중인 경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권한을 남용해 모두 반려시켰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받았다. 윤 전 서장은 윤 검사장의 친형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2년 7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윤 전 서장의 뇌물 관련 비리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6회에 걸쳐 신청했으나, 검찰로부터 모두 반려당했다. 담당 검사가 6회에 걸쳐 경찰의 영장청구 신청을 반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당시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윤 검사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2과장으로 윤 전 서장 사건 담당은 아니었지만 유력 지위에서 사건 담당 검사에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혹이 붙었다.
검찰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에 대해 "인사청무노가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는 공직후보자 자격에서 제출한 것일 뿐 서울중앙지검장의 직무와 관련해 작성된 공문서라고 볼 수 없어 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고발장 접수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있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직권남용혐의도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최서원 태블릿 P와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허위진술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20대 국회 존속기간 내 국회 고발 없이 송치된 것으로 역시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부장 임대혁)는 세무 업무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세무사와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각 1억6000여만원과 4300여만원 등 총 2억여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윤 전 서장을 추가 기소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