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경찰이 회사 자금 19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사건에 40명 넘는 인력을 투입해 구체적인 범죄사실과 피해 보전이 가능한 부분에 수사를 주력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에서도 구속된 피의자의 불법행위와 전반적 사항에 대해 심도있게 수사하고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서울경찰청이 집중 지휘하는 가운데 서울경찰청과 강서경찰서 전담 인력을 포함해 40명이 넘게 투입했다. 또 범죄수익추적팀 4명도 현장에서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의 구체적인 범죄사실과 피해 보전이 가능한 부분에 (수사를) 주력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 사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추가 수사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금 담당 업무를 맡았던 이모 씨가 회사 자금 1980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당초 횡령 금액은 188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경찰 조사에서 이 씨가 앞서 회삿돈 100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파악됐다. 이 씨는 100억원을 돌려놓았지만, 경찰은 이 또한 횡령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 씨는 총 8회에 걸쳐 회사 자금 1980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그는 횡령한 자금 대부분을 주식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 금액으로 주식 투자에 나선 이 씨는 상당 부분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52억여원의 예수금이 남아있는 증권계좌를 동결하는 등 자금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1kg 금괴 497개를 회수하기도 했다. 금괴는 약 35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현금 4억3000만원도 압수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이 씨 관련 거래내역 금융정보를 제공 받아 자금흐름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 씨 체포과정에서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발견해 디지털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이 씨는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최소 7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 7대 중 3대는 포렌식 작업을 마친 뒤 분석 중이고, 4대는 파손된 상태로 발견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차명으로 개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가 모두 이씨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만큼 경찰은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이씨가 횡령을 모의한 공범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시민단체가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를 고발한만큼 오스템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수사도 곧 시작될 전망이다.
회삿돈 19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지난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