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 한 도시의 시청에 근무 중인 A씨는 해당 도시에 거주하다 수개월(1~8월) 간격으로 대전, 서울, 대전, 대구, 서울로 전입신고를 하며 주택청약을 신청했다. 이후 서울에서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당첨된 다음 다시 원래 살던 도시로 전입신고를 했다.
# B씨는 분양권을 전매제한기간 중 C씨에게 프리미엄 1억2000만원을 받고 불법전매한 후,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D씨에게 다시 프리미엄 3억5000만원을 받고 다시 불법전매한 후 잠적했다. 불법전매 매수 행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가 부정청약 등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주택청약 및 전매 실태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위장전입, 불법전매 등의 시장 교란행위를 적발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상반기 분양단지를 대상으로 한국부동산원과 주택청약 및 전매 실태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했고, 총 125건의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해 수사의뢰했다고 15일 밝혔다. 합동점검은 부정청약 의심단지 26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실시됐다.
주택 공급질서 교란행위로 적발된 주요 유형을 살펴보면 해당 지역 거주자의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실제 거주하지 않고 주소지만 옮겨 청약하는 '위장전입' 방식의 부정청약이 100건 적발됐다.
실거주 없이 주택, 상가, 농막 등으로 전입신고만 하는 경우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하며, 부정한 방법(위장전입)으로 청약하는 경우도 주택법 위반에 포함된다.
청약브로커가 당첨 가능성이 높은 청약자의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받아 대리청약하거나, 당첨 후 대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청약통장이나 청약자격을 매매하는 '통장매매' 방식의 부정청약도 14건 발생했다.
또 재차 특별공급을 받거나, 청약점수(공공분양 신혼특별공급)를 높이기 위해 허위로 이혼하는 '위장이혼' 방식의 부정청약도 9건이나 나왔다.
'불법전매'도 2건 적발됐다. 전매제한기간 중 이면계약을 체결(매매대금 수수)한 후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면 시행사와 분양권 권리의무승계 처리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부정청약과 불법전매 등 공급질서 교란행위 혐의가 있는 125건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주택법 위반 시 형사처분과 함께 계약취소(주택환수) 및 향후 10년간 주택청약자격을 제한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불법행위 점검 알고리즘을 개발해 모든 분양 단지의 청약 현황을 모니터링한다. 예컨대 연락처, 가점 내역 등 다양한 청약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청약브로커 개입 여부를 파악하는 식이다.
아울러 점검인력을 확충해 청약 관련 불법행위 점검 대상을 연간 50개 단지에서 100개 단지로 2배로 확대하며, 규제지역 내 불법 전매행위도 기획조사(2018~2021년 거래분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을 조성하고,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점검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상반기 분양단지를 대상으로 한국부동산원과 주택청약 및 전매 실태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했고, 총 125건의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적발해 수사의뢰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