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노이즈'·'무엇이 옳은가' 외

입력 : 2022-05-12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심리학자, 의사결정 분야 최고 경영전략가, 정책 전문가이자 법학자, 3명의 석학이 판단 오류를 일으키는 ‘편향’과 ‘잡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면접을 예로 들면 지원자의 외모가 직무와 무관한데도 면접관 다수에게 긍정적 인상을 남겼다면 후광 효과에 따른 편향 덕이다. 또 지원자의 평가에 대해 면접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확률은 잡음과 연관된다. 책은 사법제도, 의료제도, 비즈니스, 정치 등에서 나타나는 편향과 잡음 사례들을 분석한다.
 
 
노이즈: 생각의 잡음
대니얼 카너먼, 올리비에 시보니, 캐스 선스타인 지음|장진영 옮김|김영사 펴냄
 
저자는 23살 교통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고 40번이 넘는 고통스러운 수술을 이겨냈다. 첫 책 ‘지선아 사랑해’에 운명과 화해한 생존자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 책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생활인으로의 여정을 그렸다. 땀 배출이 쉽지 않음에도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을 알리기 위해 뉴욕에서 마라톤을 뛰고 ‘장애인은 불쌍한 사람’이란 편견에 맞서오고 있다. “되돌아보니 나는 더 이상 나쁜 일이 일어난 그 자리, 그 시간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
이지선 지음|문학동네 펴냄
 
14번째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의 ‘엄마’가 돌아가신 후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해 세상의 죽음을, 그 낱낱의 죽음에 숨겨진 비탄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죽음이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며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 살면서 앓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김혜순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2022년 1월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납니다’란 말을 남기고 그가 떠나자 스웨덴 전역에 거대 애도 물결이 일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태국 밀림의 숲속 사원에 귀의해 ‘나티코’란 법명을 받고 파란 눈의 스님이 돼 17년 간 수행한 인물. 한때 대기업 취업 3년 만에 역대 최연소 임원이었던 그는 막대한 경제적 성공에도 불안했다고 털어놓는다. 2018년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세상을 떠나기까지도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을 실천해온 이야기를 담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토마스 산체스 그림|박미경 옮김|다산초당 펴냄
 
소리꾼이자 록 밴드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리드보컬,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배우… 만능예술인 이자람이 첫 산문집을 냈다. 하루도 빼놓지 않는 소리 연습부터 한끼 밥상을 잘 차려 먹는 일까지, 일상을 담은 글이다. 그는 매일의 일상이 ‘보이지 않는 축적’이라고 말한다. 꼼짝도 하기 싫지만 눈 꼭 감고 펴는 요가 매트,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낸 연습 한 시간, 순간적으로 꾹 참은 콜라. 생은 ‘오늘도 자랐다’고 스스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도 자람
이자람 지음|창비 펴냄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저자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시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서로 다른 관행을 합치고 부수고 개선해온 역사를 돌아보며 그는 말한다. “윤리를 절대적이고 근원적 대상으로 여기지만 규칙은 변하고 영원한 진리는 없다.” 1968년까지만 해도 미국정신과협회는 동성애를 ‘사이코패스적 인격 장애’로 기술했지만, 미디어 기술이 발전하며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것이 대표 사례다. 낙태, 노예제도부터 오늘날 페미니즘 문제까지 논의를 확장한다.
 
 
무엇이 옳은가
후안 엔리케스 지음|이경식 옮김|세계사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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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