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전쟁과 테러, 감염병으로 인구가 8분의 1로 줄어버린 세계.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트는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파리를 떠나 뉴욕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쥐 군단에 쫓기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약 4만 명의 인간이 2백여 개 고층 빌딩에서 발을 딛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바스테트는 쥐를 없애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하자는 강경파 인간들 속에서 위기를 중재하고 나선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작품으로, 현 디스토피아 상황을 담았다.
행성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열린책들 펴냄
판타지 스릴러 장르의 하지은 작가가 ‘얼음나무 숲’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이다. 주인공은 태어났을 때부터 하반신이 하나로 붙어 있던 ‘에녹’과 ‘아길라’ 쌍둥이 남매. 에녹의 몸체에 붙어 있던 아길라의 죽음을 전제로 분리 수술이 진행되지만, 기적적으로 두 아이 모두 살아남아 목숨을 구한다. 아길라는 자라며 두 다리를 잃게 된 과거 진실을 알게 되고, 갈수록 이성을 잃고 히스테릭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공포로 풀어낸 문학적 미학, 한국 환상문학의 새 지평이다.
언제나 밤인 세계
하지은 지음|황금가지 펴냄
‘알맹상점’은 망원동에 위치한 한국 최초의 리필스테이션이다. 장바구니를 대여해주고 화장품을 리필하며 손님들로부터 종이팩, 병뚜껑, 말린 커피찌꺼기를 받아 모은다. 비닐봉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싶어 모인 세 공동 대표는 “쓰레기를 관리하면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민하기 위해” 이 같은 활동에 나서고 있다. 자원들은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한 곳으로 보낸다. 유럽의 제로웨이스트 매장처럼 될 수 있을까. 책 역시 친환경 재생 용지와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다.
알맹이만 팔아요, 알맹상점
고금숙, 이주은, 양래교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인간의 털은 왜 사라졌을까.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과 달리 사냥을 즐겼던 초기 인류의 진화 과정 때문이다. 사라진 털과 생겨난 땀샘으로 인류는 사냥을 통해 육식을 했고, 육식은 뇌의 성장을 가져왔다. 책은 이 같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소재들을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왜 인간에게만 흰자위가 있는지, 티라노사우루스 앞발은 왜 짧은지 같은 엉뚱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쫓는다. 궁금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과학의 시작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드림의 이상하게 빠져드는 과학책
김정훈 지음|더퀘스트 펴냄
미국은 미루고 미루던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부동산과 주식 등에 투자한 사람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 전문가인 저자는 대공황과 제 2차 세계 대전 등 역사상 큰 전환의 시기들을 오늘날 팬데믹 시기에 대입하며 “지난 500년 간 흘러온 ‘빅 사이클’은 지금도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 내 정치 사회적 갈등과 중국의 부상 등 대내외적 여건도 짚는다.
변화하는 세계 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한빛비즈 펴냄
박노해 시인이 12년 만에 낸 신작 시집. 잘못된 세상에 절망할 때, 다른 길을 걸어갈 용기가 필요할 때 일으켜 세워줄 301편의 시를 엮었다. ‘노동의 새벽’(1984)을 썼던 27살의 ‘얼굴 없는 시인’은 이제 머리에 흰 서리가 내려 앉은 70을 바라보며 말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검푸른 우주 속 별의 지도와 같은 안내자의 모습으로 시어들을 적어간다. 탄생과 사랑, 죽음, 청춘과 노년, 연애와 이별, 고독과 관계 등 삶의 순간이 담겼다.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느린걸음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