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잔지바르 출신 영국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네 번째 장편. 부커상과 휫브레드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구르나의 이름을 세계에 알라기 시작한 대표작이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가상 마을 ‘카와’를 배경으로 12세 소년 유수프의 성장기를 그린다. 영국군과 독일군의 임박한 전쟁 신호를 감지하며. 약육강식과 전쟁, 벼랑 끝 난민의 운명은 단지 책 속의 일만은 아니다. 21세기의 우크라, 수많은 피난민들의 애석한 눈망울들이 알알이 겹쳐진다.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왕은철 옮김|문학동네 펴냄
김초엽(제2회 중, 단편 대상)과 천선란(제4회 장편 대상)이 거쳐간 ‘한국과학문학상’의 올해 수상작들을 모았다. 팬데믹으로 인한 절망의 어둠에 지지않고 연대의 우주를 빚어낸 SF 작들이다. 서윤빈 작가의 대상 수상작 ‘루나’는 ‘우주 유영’을 ‘해녀 물질’ 비유로 “한국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아름다움”이란 평가를 받았다. 다채롭고 신선한 상상력으로 미래 세계 관점에서 풀어낸 소설들이 팔딱 뛰어댄다. 장애인, 판교 개발자들, 아이들 돌봄 등 시대성도 꿰뚫는다.
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서윤빈 등 총 6인 지음|허블 펴냄
팬데믹 유행으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흐른 근미래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는다. 크게 소설은 두 가지 줄기로 전개된다. 한 줄기에서는 물리적 현실보다는 증강, 가상 현실에 기반을 둔 복합 문화단지 ‘메타플렉스’에 소속된 서점 ‘메타북스’ 점원들의 이야기. 다른 줄기에서는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음모론을 파괴하기 위해 창설된 초국가적 단체 ‘미신 파괴자’ 소속 대원들의 이야기. 각각의 인과관계 없이 파편적으로 나열한 파격 서사 구성으로 근미래의 분화된 일면을 비춰냈다.
…스크롤!
정지돈 지음|민음사 펴냄
금리가 뛰어오르고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혼란스러운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와 향후 대처법을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자산이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지, 아니면 불리한지부터 구분해보는 것이다. 채권, 월세, 배당주 등 자산들의 특성을 파악해놓는다면 고물가 시대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과거 사례,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 등 미래 시나리오도 전망한다.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오건영 지음|페이지2 펴냄
영화감독 봉준호는 ‘예측 불허의 유머와 처절한 폭력이 공존하는 작품’이라 추천사를 썼다. 주인공은 ‘머리’. 그는 위기에 처한 검은 고양이의 목숨을 구해주다 다리를 잃고 만다. 독특한 의료 기술을 지닌 오명준 박사가 그의 망가진 몸을 재생시키지만, 고양이는 끝내 죽고, 머리는 조금씩 인간적인 존재가 된다. 오 박사가 만들어낸 여성 생명체 메리와 함께 이타적 인간으로 살아간다. 목숨을 값으로 삶을 이기적인 것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을 등지고.
재생력
조성환 지음|미메시스 펴냄
저자는 한국인 최초로 영국왕립협회 보태니컬아트 국제전시회에서 금메달과 최고 전시상 수상 영예를 안았다. 식물학자 신혜우가 낸 첫 산문집은 그간 2년 넘게 사람들과 식물에 관한 상담을 해주며 나눈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서촌 복합문화공관 보안여관에 연 식물상담소에서 지난 2년간 사람들과 만나왔다. 식물에서 생의 변화를 엿보는 물리학자, 시드는 식물을 상담하다 텅 빈 마음을 털어놓는 아주머니… 자연으로부터 삶의 변화를, 생의 희노애락을 마주본다.
이웃집 식물상담소
신혜우 지음|브라이트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