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최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 새롭게 출시되는 LPG 승용차 모델이 많지 않아 중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휘발유 차량을 LPG 모델로 개조하는 소비자들도 생기고 있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LPG 차량의 등록 대수가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LPG차량의 신규 등록은 지난 △2월 5298대 △3월 5858대 △4월 5909대 △5월 7178대 등으로 증가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도 LPG 차량의 경쟁력이 높다. 엔카닷컴이 2020년식 LPG 주요 모델 6종의 잔존가치를 조사한 결과 80% 후반에서 90% 중반대로 나타났다. 잔존가치가 높을수록 신차 대비 감가가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LPG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더 뉴 QM6'의 경우 출고가 가 2946만원인데 현재 시세는 2595만원으로 88.09%의 잔존가치를 보여줬다. 잔존가치가 가장 높았던 모델은
현대차(005380)의 '아반떼'가 98.47%를 차지했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되자 중고차 구매 시에도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낮은 LPG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3년형 QM6. (사진=르노코리아)
자신의 휘발유 차를 LPG로 개조하는 운전자도 있다. 과거 LPG차량은 택시나 렌터카 , 장애인 등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2019년에 사용규제가 완화되면서 합법화됐다.
휘발유 차를 LPG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바이퓨어(Bi-Fuel·두 가지 연료를 사용)' 차로 바꾸는 데는 통상 200만원~3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렁크나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LPG 연료를 넣고, 엔진룸에 인젝터와 엔진제어장치(ECU) 등 부품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기존 엔진에 LPG 연료를사용하게 개조하는 기술로, 두 개의 엔진으로 운행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구분되는 개념이다.
기아 스포티지. (사진=기아)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 현재 유일하게 LPG모델로 판매하는 르노코리아의 QM6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대수는 2만6230대인데, 이 중 절반인 1만3899대가 QM6의 몫이다. 그 중 휘발유와 경유보다 저렴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QM6는 8540대 팔렸다. QM6 판매대수 10대 중 6대가 QM6 LPG 모델인 셈이다.
여기에 이달 중
기아(000270) 스포티지 LPG모델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기아가 예상하는 스포티지 LPG 모델의 연 생산규모는 1만2000대 수준으로, 지난해 스포티지 연 판매대수 3만9762대로 약 37.7%에 해당하는 숫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에 선호도가 높은 SUV에 LPG차가 늘어날 경우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