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동반하는 축농증, 수술로 치료

재발 잦으면 생물학제제로 높은 치료 효과

입력 : 2022-12-28 오전 6:00:00
수술복을 입은 민진영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경희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은 남녀노소에 두루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비부비동염이라고도 불린다. 코감기나 비염과 증상이 유사해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부비동염을 이해하려면 먼저 부비동을 알아야 하는데 부비동은 코 주변 얼굴뼈에 있는 빈 공간인데 공기가 들고나고 분비물이 배출되는 곳이다. 부비동은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도 한다. 부비동염은 바로 이 통로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막히면서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고이고 비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부비동염은 코막힘, 누런 콧물, 목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특징적이다. 콧물 재채기와 가려움을 동반하는 비염과 차이를 보인다. 또 코막힘이 심해 늘 머리가 무겁고 두통을 느끼기도 한다. 묵직한 압박감에 의한 안면부 통증도 발생한다. 후각 저하도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다.
 
민진영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균 감염부터 코의 구조적인 문제, 치아 감염, 비염, 외상, 천식, 면역 결핍 등 복합적인 요인이 부비동염을 발생, 악화시킨다"며 "특히 알레르기나 천식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부비동염을 악화하고 발생시킬 수 있어 반드시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2주 이내 급성 부비동염은 대부분 항생제나 진해거담제, 진통제 등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오래 방치된 만성 부비동염은 약물치료만으로는 치료가 쉽지 않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합병증이 있거나 약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재발이 잦은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비동염 수술은 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염증이 있는 코의 점막과 물혹 등을 제거하고 부비동 입구를 열어 고여 있던 분비물을 배출해 꽉 막힌 공기 길을 터준다. 부비동염 수술 방법으로는 현재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됐다. 이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코 안으로 내시경과 기구를 넣어 수술이 이뤄지는데 회복 기간이 빠르고 흉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섬세한 내시경과 수술 기구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안전성과 정교함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민 교수는 "부비동염이 눈이나 뇌에 인접한 부근에 발생하면 시신경을 포함한 눈과 연관된 구조물이나 뇌를 보호하고 있는 두개저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을 세밀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미리 시행한 컴퓨터 단층촬영영상(CT)을 이용해 수술 위치에 정확히 도달해 병변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나 오차 없는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술을 결정했다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코점막은 혈관이 많이 분포해 수술 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감기 등 호흡기 감염에 주의하고 음주나 흡연을 피해야 한다. 또 혈액을 묽게 하는 약제나 건강 보조제 등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출혈 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 후 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은 각종 분비물을 제거하면 수술 회복은 물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수술뿐 아니라 약제도 부비동염 치료에 쓰인다. 기존에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다른 염증성 질환환자들에게 쓰였던 생물학제제가 지난해 부비동염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것이다. 민 교수는 최근 생물학제제를 이용한 주사치료로 난치성 부비동염을 치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수술받고 관리를 철저히 해도 비점막 염증이 심한 환자는 재발이 잦은 경우가 있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스테로이드제는 효과적이지만 부작용 때문에 장기간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특히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어렵지만 생물학제제는 위와 같은 부작용은 없으면서 높은 치료 효과가 있다"며 "치료제가 아직은 고가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이 어려운데, 좋은 치료 결과를 바탕으로 이러한 한계점을 개선하고자 학회 등을 통해 많은 의사들이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 교수는 "코 안에 발생하는 림프종 등 악성종양의 경우도 초기에는 비부비동염 증상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주는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한 진단과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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