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애플의 주요 신제품 카테고리인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헤드셋 출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LG이노텍(011070)이 XR헤드셋 핵심부품인 기판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애플의 XR헤드셋 출시 대응 차원에서 신제품을 선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필수 기기로 지목되고 있는 XR헤드셋의 핵심부품인 ‘2메탈COF’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우선 COF(Chip on Film)란, 디스플레이와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을 말합니다. TV, 노트북, 모니터,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과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역할이죠. 아주 얇은 필름에 미세회로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COF 앞에 2메탈이 붙은 것은 이름에서도 추정이 가능하듯 필름 양면에 미세회로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유연성있는 필름 타입의 기판이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해상도 플렉시블(유연성, Flexible) 디스플레이에 사용됩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브이알(VR) 엑스포 2020에서 한 시민이 XR명화미술관 컨텐츠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LG이노텍은 ‘2메탈COF’ 신제품에 전자기기 간 신호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고 초고화질 화면을 가능케 하는 ‘마이크로 비아 홀’이라는 구멍도 만들었습니다. 비아 홀 사이즈는 머리카락 굵기 100㎛(마이크로미터)의 4분의 1 수준인 25㎛입니다.
구멍이 작기 때문에 구멍을 여러 개 만들 수 있습니다. 구멍이 많을수록 제품의 윗면과 아랫면을 연결하는 통로가 많이 생겨 전기 신호가 드나드는 패턴 회로도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패턴 회로가 많으면 화소가 높아져 고해상도의 XR헤드셋을 만들 수 있습니다.
LG이노텍의 2메탈COF는 양쪽면 합쳐 4000개 이상의 패턴 회로를 형성할 수 있는데요 이는 사람 맨눈으로 사물을 보는 수준의 해상도를 구현해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맨눈으로 피사체를 보는 수준이 되려면 1픽셀에 3700개 이상의 패턴 회로가 형성돼야 한다”며 “업계에서는 COF 안에 패턴회로 4천개 이상이 형성되면 사람이 사물을 맨눈으로 보는 수준의 수치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LG이노텍은 독보적인 초미세 회로 형성 기술을 적용해 2메탈COF 회로 집적도를 2배로 높이면서도 두께는 최소화했습니다. 이 제품의 필름 두께는 70㎛로,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 두께 150㎛과 비교해 절반 수준입니다.
LG이노텍의 2메탈COF. 2메탈COF는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필수기기로 지목받고 있는 XR헤드셋 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사진=LG이노텍)
기판 두께가 얇기 때문에 완제품을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의 디자인과 설계 자유도가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가벼운 XR헤드셋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에 LG이노텍의 2메탈COF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애플의 XR헤드셋 공개가 임박했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처음으로 주요 신제품 카테고리인 XR헤드셋 출시가 임박한 징후로 XR헤드셋을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 이름을 변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올해 애플이 XR헤드셋 전용 운영체제(OS)와 타사 소프트웨어용 앱스토어와 함께 헤드셋을 선보일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1년 1100만대였던 XR기기 출하량이 올해 3000만대로 증가한 이후 2025년에는 1억500만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애플의 신규 디바이스인 XR기기 출시로 인해 LG이노텍 멀티플 상승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