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창립 10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샤 세미엔추크(Sasha Semienchuk) 노보 노디스크제약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1923년 설립돼 올해 100주년을 맞은 노보 노디스크가 비전염성 만성질환 시장 확대를 선언하며 2년 내 2배 성장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름 생소하지만 당뇨·비만 시장 강자
덴마크계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와 관리에 쓰이는 인슐린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회사 중 한 곳일 만큼 깊은 역사를 자랑합니다.
사샤 세미엔추크(Sasha Semienchuk) 노보 노디스크제약 대표는 20일 오전 창립 10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노보 노디스크는 전 세계 인슐린 생산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며 "시장 가치로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의 제약회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인슐린으로 시작한 기업인 만큼 노보 노디스크는 전 세계 당뇨 시장에서 왕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뇨와 함께 강점을 보이는 곳은 비만입니다. 비만 치료제로 유명한 '삭센다' 역시 노보 노디스크 제품이죠.
두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1769억5400만크로네(약 22조2926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년 대비 16%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매년 23만명 사망' 한국 만성질환 시장에도 깃발
당뇨나 비만을 포함해 치매(알츠하이머), 심혈관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 비전염성 만성질환은 노보 노디스크가 눈여겨보는 시장입니다. 회사는 지난 5년간 5배 더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만큼 진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가 한국에서 비전염성 만성질환 분야를 집중하는 이유는 통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 중 80% 이상이 비전염성 만성질환 때문입니다. 해마다 23만6000여명이나 됩니다.
세미엔추크 대표는 "만성질환자의 삶을 개선하고 환자들이 정상적인 삶을 오래 유지해 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비전염성 만성질환뿐 아니라 1형 당뇨병 치료용 줄기세포, 희귀 혈액질환, 성장 질환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 창립 10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동지훈 기자)
성인병 대신 생활습관병…"50만명 케어"
한국은 서구화된 식습관,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관련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가 2년마다 발표하는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0만명이 넘습니다. 범위를 30대 이상으로 좁히면 6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전염성 만성질환 분야의 의료 수요는 높아지고 있죠.
이날 '한국 당뇨병 및 대사질환 관리의 100년간의 발전과 도전'을 주제로 발표한 원종철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식습과의 변화라든지 생활 양식의 변화 때문에 비만이 증가하고, 그래서 당뇨병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뒤이어 '우리나라 비전염성 만성질환의 실태 - 미래에 대한 혁신과 준비'라는 주제를 들고나온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당뇨병을 포함한 성인병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동시에 당뇨와 알츠하이머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병들을 성인병이라 했다"며 "지금은 (이 말을) 사용하지 않고 의학적으로는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뇨병 때문에 생기는 병만 줄이면 우리나라에서 약 80%의 병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형 당뇨를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으면 틀림없이 알츠하이머가 오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세미엔추크 대표는 비전염성 만성질환 시장에서 2년 내 2배 성장을 약속했습니다. 2025년까지 비전염성 만성질환으로 사망할 수 있는 50만명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세미엔추크 대표는 "24만명 이상이 노보 노디스크의 제품으로 수혜를 보고 있는데 2025년까지 2년간 2배 이상으로 늘리고자 한다"며 "50만명 이상의 환자 삶을 우리 제품으로 개선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