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하 환자의 체질량지수에 따른 21-gene 재발점수(RS) 및 항암치료 비율. (자료=강남세브란스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폐경 전 여성의 비만도가 높을수록 예후가 나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안성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 이새별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의 체질량지수와 21-유전자 기반 재발 예측 점수(gene Recurrence Score)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일반적으로 폐경기 여성에게 비만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폐경 전에는 난소에서 정상적으로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만, 폐경 후에는 주로 지방세포에 풍부한 아로마타제(Aromatase)라는 효소에 의해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진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유방암의 약 70%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발견된다.
그동안의 연구들에 따르면 폐경 후 여성의 비만도가 높을수록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 잘 생기고 예후도 불량하다. 다만 폐경 전 여성의 비만도의 영향에 대해서는 상충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됐다.
연구팀은 국내 유방암 환자 중 젊은 환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 폐경 전 여성의 비만도와 암 예후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이를 위해 2010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완치 수술을 받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이며 HER2 음성 유방암 환자인 2295명 중 45세 이하 환자 776명을 대상으로 온코타입Dx 점수와 체질량지수(BMI)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국내 환자의 비만 진단 기준인 체질량지수 25점을 기준으로 비만 그룹과 정상 그룹으로 나눠 이들의 온코타입Dx 점수를 비교했다. 젊은 여성의 경우 온코타입Dx 점수가 20점이 넘어가면 항암치료를 고려하는데, 비만 환자 그룹에서 20점 초과 비율은 45.5%로 정상체중 환자의 27.3%과 비교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비만 환자의 항암치료 비율(30.7%)도 정상체중 환자의 항암비율(20.2%)와 비교해 시행률이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안성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여성의 비만도가 높을수록 공격적 특질을 지닌 암이 생길 수 있음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며 "해당 연구는 아시아권의 젊은 여성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인종 간 차이를 고려한 다양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